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돌아온 故고미영 대장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돌아온 故고미영 대장
  • 유성희
  • 승인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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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등반 아니다. 아이젠 걸린 듯” / 유성희



[인터뷰365 유성희] 지난 11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후 하산 도중 실족해 사망한 고 고미영 대장의 분향소가 19일 국립의료원에 마련됐다.

이날 국립의료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 대장의 사고경위에 대해 설명한 사람은 김재수 원정대장. 그는 고 대장의 연인으로 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알려졌다. 고 대장 사고 후 카메라에 잡힌 그의 오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 마음을 아프게 했다.

김재수 대장은 고 대장의 사고경위에 대해 “고 대장이 사고를 당한 지점은 캠프2를 30m 앞두고 전 구간이 로프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사고 구간은 로프가 눈 속에 묻혀 있었다”며 “하지만 위험한 구간이 아니라 크게 의심을 하지 않았다. 실수로 미끄러졌다기보다는 아이젠이 옷에 걸렸거나 아이젠 끈이 걸렸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또한 “낮은 지역으로 내려올수록 지쳐있던 사람도 산소가 풍부해져 기력을 회복한다”며 “고 대장이 많이 지쳐있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무리한 등반을 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대장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 대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에 등반을 해서 시신을 회수하게 됐다. 수 백 개의 낙석과 낙빙들이 떨어졌는데 5명의 대원이 전혀 다치지 않았다”며 “아마도 더 이상 인명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고 대장의 의지가 전해진 까닭이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협곡에 떨어진 고 대장의 시신이 헬기에 의해 포착된 것은 12일 오전. 헬기를 동원해 시신을 구조할 계획이었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는 궂은 날씨로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낭가파르밧을 함께 올랐던 김재수 대장과 7명의 구조대원이 시신 구조작업에 나섰고 16일 고 대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고 대장의 시신은 발견 당시 조그만 바위에 등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유실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은 눈 속에 반쯤 묻혀 있었고 얼음을 깨는 2시간여의 작업 끝에 시신을 운반하게 되었다.

19일 오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분향소는 고 대장의 시신이 도착하며 깊은 슬픔에 휩싸였다. 고인의 영정을 안고 분향소에 도착한 김재수 대장은 조문하던 과정에서 엎드린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김재수 대장은 “사적인 감정을 떠나 고미영씨는 나에게 초록빛 꿈을 주었던 여성이었다. 14좌를 오르면 우리에게는 고산등반학교를 만들려는 계획이 있었다”며 “계획하고 있던 청사진이 갑자기 사라지니까 암흑에 빠진 기분” 이라며 연인이자 영원한 동지를 잃은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고 대장의 영결식은 21일에 열리며, 유골은 전북 부안의 선산과 고인이 오르지 못한 남은 3개봉에 나눠 뿌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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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희 기자 annfilm@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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