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희준] 지난 5일 밤 MBC TV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라이브 공연을 내보냈다.

이날 방영된 ‘팝의 황제-불멸의 라이브’는 지난 1992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라이브 인 부쿠레시티-데인저러스’를 편집해 내보낸 것이다.

‘Beat It’ ‘You’re not Alone’ 등 히트곡을 부르는 무대 위 잭슨의 몸짓은 유려했고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보는 것이라 그런지 문워크는 더욱 비현실적으로 보였고 ‘You’re not Alone’(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를 부른 후 천사의 날개에 감싸이는 퍼포먼스도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무대 아래에서는 수십만명의 팬들이 리듬을 따라 움직이고 개중에는 감정이 북받쳐 실신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텔레비전 속 콘서트에는 필자가 없었지만 잭슨이 처음 내한공연을 했을 때는 현장에 있었다. 그때로서는 국내에서 감히 꿈도 꾸지 못하던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는 잭슨 모습에 야광봉을 흔들며 감동에 젖었던 기억이 새롭다. 문워크로 걷다가 가뿐하게 발끝으로 서던 그의 모습은 경이였다.

쿵푸에 이소룡이 있다면 팝에서는 단연 잭슨이었다. 노란 트레이닝복에 쌍절곤을 휘두르던 이소룡이 세상의 모든 마초들에게 롤모델이었다면 잭슨은 팝음악과 엔터테이너로서 세상 모든 젊은이들의 감정을 회오리치게 했다. 이소룡 쌍절곤 휘두르듯 잭슨의 문워크를 흉내내기 위해 발바닥에 불이 났다.

‘Thriller’ ‘Dangerous’ 등의 명반을 내고 최정점에서 세계를 뒤흔들었던 잭슨은 그러나 이후 오랫동안 노래 아닌 추문으로 유명했다. 성형수술,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리사와의 결혼과 이혼, 세 자녀의 출산 등 거듭된 소문과 추문에 그의 아우라는 퇴색해갔다. 정점은 네버랜드에 함께 있던 아이들과 관련한 성추문이었다.

콘서트에서 노래가 끝난 후 객석을 향해 몸을 날리면 그의 몸을 떠받쳐주던 손들은 모두 잭슨의 몸을 놓아버렸다. 그는 중력의 법칙에 따라 혹은 인기 만료의 법칙에 따라 받아주는 손 없이 땅바닥으로 사정없이 내동댕이쳐졌다. 잭슨에 열광해 팔을 높이 휘젓던 사람들은 다 손을 감추고 대신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해댔다.

그리고 그는 이제 부검을 두 번이나 받은 시신이 되어 영원히 땅으로 돌아가기에 이르렀다. 부검한 그의 몸 속에는 이세상을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기 위한 음식물이라고는 전혀 없고 다만 버텨내기 위한 약들만 가득 했다 하니, 살아온 날들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잭슨을 가십의 대상에서 다시 팝의 제왕으로 돌려놓고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의 장례식 입장권이 183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니, 그리고 그의 앨범이 평소보다 1백배가 넘게 팔리고 있다니, 잭슨에 대한 세계의 열광은 그를 전성기 시절로 되돌려놓고 있다.

사람에게 죽음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의 허물은 잊게 하고 좋은 점 긍정적인 면만을 기억하게 하는 마지막 마법을 부리는 것 같다.

7일이면 마이클 잭슨은 천사의 날개 대신 황금관으로 둘러싸여 땅 속에 묻힐 것이다. 존 레논이 그랬듯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랬듯이 마이클 잭슨도 역사가 돼가고 있다. 역사 속에서 마이클 잭슨은 기이한 삶보다는 영혼을 울렸던 노래로 기억될 것이다.

김희준

press@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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