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가 있는 물 좋은 산골 저수지
야생화가 있는 물 좋은 산골 저수지
  • 김철
  • 승인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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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이 깊으면 물이 좋게 마련이다. 셋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며 공존한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만물도 다들 제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서로 적당히 어울린다. 사람들만 고만고만한 무리끼리 유유상종하는 것은 아니다. 산적골짜기의 청정한 저수지 제방에 야생화가 한적하게 피었다. 비록 인공적으로 쌓은 제방이기는 해도 흙으로 덮였으니 잡초가 무성하고 그 속에서 야생화도 얌전하게 더불어 살아간다. 상주시 변두리 건지봉 아래 있는 저수지 ‘원삼지’는 언제나 푸르고 고요하다.

양지꽃

물이 너무 맑아도 물고기가 살지 않는 법이다. 인간 사회도 그와 비슷하다. 언젠가 태국에 갔을 때 한때 청백리로 명성을 날렸던 잠롱 전 방콕시장의 근황을 가이드한테 물은 적이 있다. 오래 전 강원도 가나안 농군학교에 연수차 머물던 그와는 며칠간 공무관계로 함께 지낸 적이 있는 터여서 안부가 궁금해서였다. 돌아오는 가이드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너무 청렴하게 지내는 탓인지 주변에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인으로 시골에서 농촌운동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랭이꽃

그의 선택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과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담을 쌓은 것은 지나치게 청렴한 나머지 추종세력이 없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것이다. 저수지가 고요한 것은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물이 맑은 탓인지 온종일 낚싯대를 드리워도 입질이 시원찮아 어쩌다 한 번 다녀간 낚시꾼들은 두 번 다시 찾지 않는 것 같다. 냄새가 나는 곳에는 파리가 꼬이고 건질 게 많은 곳에는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모여들게 마련이다. 저수지 제방에서 야생화가 고고하게 아름다운 것은 산골짜기가 당장 쓸모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쓸모 있다는 장자의 말은 세월이 흐르고 나면 알게 된다.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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