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사 사하촌 돌탑은 무슨 사연 있을까
대둔사 사하촌 돌탑은 무슨 사연 있을까
  • 김철
  • 승인 20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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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모심기를 끝낸 산골짜기는 인적마저 끊어져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복우산(伏牛山) 중턱에 있는 대둔사(大芚寺) 가는 길이다. 신라에 불교를 처음으로 전했다고 하는 고구려의 승려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알려진 구미 옥성에 있는 고찰이다. 소가 엎드린 형세라는 뜻을 지닌 산 이름부터가 천생 절터다. 심우도(尋牛圖)가 말해 주듯 소라면 힌두교는 물론 불교와도 무관할 수 없잖은가. 산문으로 올라가는 사하촌(寺下村) 옥관리의 돌탑이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옛날 같으면 소가 논갈이를 했을 법한 작은 산골짜기 논을 사방 돌탑이 에워쌌다. 어쩐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다.

대둔사 해우소

돌탑이라면 어느 산문을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산문에서 한참 떨어진, 그것도 논둑을 온통 돌탑으로 장식한 것은 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산도 절도 논도 묵언이다. 돌탑을 정성스레 쌓았을 주인장의 의중이 궁금했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았다. 전국 도처의 도량에 세워진 그 많은 석탑의 사연을 일일이 모르고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듯이 무너질 듯 말 듯 위태롭게 쌓아 올린 자연석의 돌탑이든 정교하게 다듬어 안정감 있게 세운 화강암의 석탑이든 탑은 탑으로서 불상과 함께 경배의 대상으로 족할 뿐이다. 그것이 기복이든 정토왕생을 절절히 바라는 서원에서 쌓았든

사하촌 돌탑

사하촌을 지나 대둔사에 오르면 일주문 대신 해우소가 들머리에서 먼저 기다린다.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 기와로 덮인 맞배지붕의 해우소가 고풍스럽다. 임진왜란 때 사명당의 승군이 주둔했다는 대둔사는 문화재로 지정된 불당과 탱화 등이 있는 등 여기저기서 유서 깊은 불교미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지만 여러 건축물 중에서도 볼일을 보면서 근심을 덜 수 있는 해우소가 여느 산문과 달리 꽤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릇 중생들은 큰 근심거리가 없으면 작은 근심거리를 크게 만들어 근심하고 근심거리가 아예 없으면 일부러 근심거리를 만들어 근심한다는 말이 있다.

일부러라도 공양을 잔뜩 하고 해우소에 앉아 있으면 온갖 잡다한 세상사 근심이 글자 그대로 절로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정 사찰에 적을 둔 불자는 아니지만 어디든 깊은 산속의 산문에 들어서면 왠지 나도 모르게 근심이 덜어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다 산바람에 울리는 풍경소리는 또 어떤가. 복우산 대둔사 가는 길은 사하촌 논둑의 돌탑부터 먼저 나그네를 반기는 듯하다. 하나마나한 근심, 해도 풀리지 않을 근심은 부디 하지 말고 마치 한세상 느긋하게 살다 가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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