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의 전설이 살아있는 철원 고석정
임꺽정의 전설이 살아있는 철원 고석정
  • 김철
  • 승인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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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여행은 어디를 가든 전설이 기다리는 곳이라면 여행의 보람이 배가 된다. 잠시 유람을 할지언정 전설이 동행을 하므로 단순한 즐거움을 떠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부터 왕을 비롯해 풍류객들이 즐겨 찾았다는 철원의 고석정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이다. 한탄강변에 자리 잡은 고석정이 언제부터 세인의 주목을 받았는지 알 수 없으나 신라의 진평왕과 고려의 충숙왕이 이곳에 머물렀다는 기록이 사기에 있는 것을 볼 때 신라 때부터 경승지로 소문난 곳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후에도 많은 명사들이 이곳을 찾았다는 것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탄강이 흐르는 산 좋고 물 좋은 수려한 자연경관에 매료된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유서 깊은 고석정이 사기와 구전을 통해 전설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조선 명종 때의 백정 출신 의적 임꺽정과 무관하지 않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은 홍길동 장길산과 더불어 임꺽정을 조선의 3대 도둑으로 꼽기도 했다. 말이 도둑이지 실은 셋 모두 백성들에게 의적으로 받들어지던 전설적 인물들이다. 당대의 임금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든 이들을 두고 서슬 퍼런 왕조시대에 차마 내놓고 의적으로 미화할 수 없었을 터이므로 도둑이라 지칭하지 않았나 싶다. 황해도를 무대로 의적활동을 하던 임꺽정이 세력을 넓히면서 영역이 경기도 일부지역과 강원도까지 미치기에 이르렀는데 임꺽정의 활동 근거지가 바로 고석정이라는 전설이 있다.

고석정 건너편에는 임꺽정이 석성을 쌓고 의적활동을 하면서 함경도에서 조정으로 운송되는 공물을 압수해 굶주린 백성들에게 나눠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또 고석정 앞 강 가운데 솟아있는 거대한 고석바위 구멍 안에서 임꺽정이 은거했다는 전설도 있다. 그렇다면 임꺽정이 이곳을 활동 근거지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서울면적보다 더 넓은 철원평야가 곡창지대라는 점이 우선 매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궁예가 철원을 태봉국의 도읍지로 정하고 큰 뜻을 펼쳤던 것도 광활한 철원평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철의 삼각지대’에서 처절한 격전을 벌인 것도 평야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고석정 주위는 협곡으로 이루어져 지형적으로 천연요새나 다름없고 도성과 멀리 떨어져 전략적으로 유리한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다 지리적으로 수렵은 물론 용수 확보와 물고기를 잡는데도 용이했다고 할 수 있다. 임꺽정과 무리들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고석정에서 암약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임꺽정은 소설과 드라마 등을 통해 살아있는 전설의 의적이 된 지 오래다. 패기 넘치는 그의 동상을 뒤로 하고 내친 김에 발품을 조금 더 들이면 후삼국 시대 이무기의 전설이 서린 삼부연 폭포에서 시원스레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철원은 쌀과 철새도래지로만 유명한 곳이 아니다. 곳곳에 전설이 기다리는 당일치기 나들이하기에도 딱 좋은 풍광이 빼어난 고장이다. (사진은 위로부터 고석정 계곡, 고석바위, 임꺽정 동상, 삼부연 폭포)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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