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오락프로여! 제발 좀, ‘놈’을 추방하라
TV 오락프로여! 제발 좀, ‘놈’을 추방하라
  • 김두호
  • 승인 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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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적인 낮춤말 사용에 혐오감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놈’이란 우리말 낱말이 어느 때부터인가 일상 언어로 판을 치기 시작했다. 특히 TV 오락프로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말씨 중에 수시로 아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그럴 때 제작팀의 편집자들은 ‘놈’자의 큼직한 자막까지 태연하게 화면에 쳐올린다. 22일 하오에도 MBC-TV 오락프로를 시청하다가 ‘놈’과 마주쳤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란 흥행영화가 만들어 낸 ‘놈놈놈’의 유행어가 개그프로를 거쳐 ‘예능프로’로 일컫는 대부분의 오락프로에서 새로 발견해낸 신조어처럼 애용을 하기 시작한 것인데 어쩌다 한두 번은 재미삼아 들었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는 혐오감을 품게 만든다.

‘놈’이 욕설의 범주에는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국어사전에서도 동물이나 물건을 가리켜 쓰는 낮춤말로 풀이 하고 있다. 동의어가 ‘새끼’이고, 반의어가 여성을 비하할 때 쓰는 ‘년’이다. 예부터 경멸의 감정을 나타낼 때나 적대감이 있는 사람을 표현할 때 끝자리에 ‘놈’이나 ‘년’을 붙여 넣어 사용했다.


언어라는 것이 반드시 고상하고 지적이며 품격을 지닌 말만 통용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검열의 가위가 영화나 TV문화를 재단하던 시절에는 영화 제목이든, 시나리오 내용이든, 방송언어든 함부로 사용하거나 표현을 하면 잘리고 취소되고 처벌받는 수난을 겪었다.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항의를 하다가 불이익을 당한 사람도 많았다. 다시 그런 시대가 와서는 안되겠지만 사전 심의제도가 없어진 지금은 작품이나 프로그램의 제작 스태프나 출연자들이 자율적으로 언어의 수준을 유지하고 언어순화에 대한 책임감과 양식을 지키는 일이 당연한 일이다. 자율이나 자유의 룰은 자유를 누리되 스스로 책임을 지키는 데 있다.


그 시대 언어의 풍토는 그 시대 문화와 사회를 거칠게 하기도 하고 예의바르고 따뜻하게도 만든다. 언어에 가장 민감한 세대인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생각해 제발 앞으로는 그 ‘놈’자를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 언어에서 추방 시켜주기를 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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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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