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철】앉았다 일어나면 바지가 누렇다. 집안 문을 활짝 열고 청소도 그런대로 했는가 싶은데 이상하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내게 마을 어른이 송홧가루 때문이란다. 어릴 적 먹었던 송화 떡이 생각났다. 서울에서 지인들이 잠시 집에 들렀지만 바지에 뭐가 묻었는지도 모르게 산촌의 풍경에 젖어 있는 것 같아 송홧가루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사람은 알면 알수록 아는 것이 병이 되고 모르면 모르는 것이 어리석게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꽃가루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쯤은 상식으로 안다고 해도 산촌 사람들은 모르게 살고 아예 그런 것에 무관심하다.
산이 내게로 오지 않으니 내가 산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산도 나도 서로 오가지 않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유년 시절에 본 앞산은 온통 진달래뿐이었지만 지금은 솔숲이 겨우 8부 능선 위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참나무가 점령한 상태다. 아마도 몇 년이 지나면 솔숲은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이것도 적자생존이다. 그 말을 한 영국의 철학자 스펜서를 새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송홧가루 흩날리는 산촌에서 앞산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솔숲은 언제나 사철 푸르게 살라고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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