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타파 골프칼럼] ① 골프스윙, 가장 많은 이들을 번뇌에 빠뜨린 운동
[상식타파 골프칼럼] ① 골프스윙, 가장 많은 이들을 번뇌에 빠뜨린 운동
  • 김영웅
  • 승인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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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즐기는 레저골퍼들의 영원한 목표는 적게 치고 멀리 나가는 것이다. 그 목표에 따른 영원한 숙제는 스윙이다. 코치들이 가르치는 대로 다 따라 해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스윙. 이 난제를 홀연히, 파격으로 풀고 나선 이가 골프연구가 김영웅 씨다. 그의 이론은 간결하고 탄탄하며 실제로는 몸짓을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스윙을 하게 한다. ‘스윙의 자연’을 회복하자는 그의 이론을 글로 보는 것만으로도 골프 스윙이 재미있어지고 해봄직해진다. 레저골퍼들을 위해 그의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① 골프 스윙, 가장 많은 이들을 번뇌에 빠뜨린 운동
② 늦게 깎은 머리다운 레저골퍼의 스윙
③ 중심을 지켜라
④ 공간을 확보하라
⑤ 집중과 조화
⑥ 손자병법의 허와 실
⑦ 자기류의 스윙-스윙의 최고수들
⑧ 모 노먼 스윙의 특징과 레저골퍼에게 주는 시사점
⑨ 자기를 바로 보는 것
⑩ 스윙의 여의봉, 이퀼리브리엄 스윙

<5개의 레슨: 골프의 현대적 원리> 표지. 1957년 출간 이래 이 책은 골프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이자 골퍼의 성서가 되었다. 골퍼들은 스윙레슨의 초조(初祖)를 잘못 만난 것이다. 세인트 호건이 된 벤 호건의 지극히 개인적 스윙방식을 스윙의 일반 '원리'인양 배운 것이 재앙의 시작이었다. 이로써 '스윙의 자연'이라는 골프의 에덴에 들어가는 길을 원천봉쇄 당한 것이 골퍼의 실낙원이다.
【인터뷰365 김영웅】포세이돈이 익사시킨 사람보다 디오니소스가 죽인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상식과 달리 물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독에 빠져 죽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타이타닉 침몰 백주년의 해에 드는 생각이다. 골프에서는 일반적으로 숏게임과 퍼팅을 승부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어서, '드라이브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말이 상식처럼 퍼져 있다. 착시현상이다.


골프가 홀아웃으로 경기를 종료하기 때문에 퍼팅이 결정적인 것이라는 이미지가 준 착각일 뿐, 골퍼의 홀아웃은 축구의 골과 달리 그 자체로 개임의 유일한 결정력은 아니다. 아무리 패스를 잘하고 볼 점유율이 높아도 골을 못 넣으면 0점이 되는 것이 축구지만 골프는 모든 샷이 1타로 계산된다. 미국의 PGA 통계는 숏게임 위주의 골퍼에 비해 장타골퍼의 게임 우위를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가 조금의 주의만 기울인다면 최근 10년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골퍼들의 면면을 보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개는 장타를 기본으로 하는 골퍼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퍼팅이 아니라 사실은 드라이브가 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팩트는 해묵은 상식의 강을 날카롭게 가로지른다.

가장 어려운 단 하나의 스포츠 동작은 야구의 타격
미국 과학 TV 채널의 실험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 가장 어려운 단 하나의 태스크로 MLB 투수의 시속 150km 볼을 타격하는 것을 꼽는다. 투수의 볼스피드만이 아니라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구질로 교란시키고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등 투수가 주도적으로 액션을 취하는데 대해 타자가 타격으로 반응해야 하는 투수 리드의 경기양상 때문이다. 타격의 난이도의 문제는 제쳐두고 하나의 운동 동작이 인간의 마음에 드리운 번뇌의 무게로 친다면 야구배팅은 골프스윙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 가만히 숨죽여 놓여 있는 볼이 살아 움직이며 잡아먹겠다는 듯이 날아드는 메이저리그 투수의 볼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는 까닭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골프스윙이 가장 어렵다는 착시
내 생각은 이렇다. 여전히 야구의 배팅이 골퍼의 스윙보다 더욱 어렵다. 그것이 사실이다. 알버트 푸홀스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같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볼을 빗맞히지도 못할 정도로 헛스윙을 하는 것은 다반사다. 그러나 투수-타자간의 투구-배팅은 제로섬게임이다. 타자의 실타란 곧 투수의 쾌투라 할 수 있어 헛스윙이 타자의 실패인 것만이 아니라 투수의 성공이기도 한다. 그런데 골프스윙은 야구의 타격과 다르다. '놓인 그대로의 볼'을 쳐야 하는 골프에서 볼은 한결같이 말이 없다. 골퍼에게 달려들지도 흔들리지도 않는다. 위협도 교란도 하지 않는 볼을 골퍼로서는 제대로 못칠 이유가 없고 변명할 상대가 없다. 그래서 모든 샷은 곧장 골퍼의 전적인 책임이 된다. 바로 이런 특성이 골퍼의 미스샷을 더욱 돋보이는 실책으로 만든다. 이른바 원샷원킬이라는 스윙의 스나이퍼적 비유가 골퍼의 헛스윙을 축구에서의 페널티킥의 실패처럼 땅을 칠 정도로 통탄할 자책감을 안겨주면서 골프스윙이 가장 어렵다는, 사실에 위배되는 상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따져보면 골퍼가 야구 타자처럼 볼을 건드리지조차 못하는 경우는 드물고 방망이를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서서 아웃 당하는 경우는 전무하다. 뒷땅도 타핑도 부실하기는 하나 볼을 컨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스윙이 과하게 어렵게 여겨지는 것 역시 착시에 속한다.

선생의 실패
골프스윙이 가장 어려운 스포츠 동작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장 심각한 번뇌를 일으키는 운동인 이유는 '멘털'이라고 불리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불행히도 스윙레슨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선생은 스윙을 잘게 쪼개어 7-8개 구간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아니, 카테고리화 해서 수입되어 날아왔거나 유학가서 배우고 온 부위별 스윙레슨법을 교재로 가르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후예들이 즐겨 취하는 방식대로 범주별로 분류하듯 스윙의 부위들을 해체시키고 다시 그 범주 안에서의 동작을 미분하여 설명한 다음에야 전부를 하나의 스윙으로 연결하도록 가르친다. 가당한 소리인가?


드라이빙이란 공통성을 빌미로 자동자운전을 골프 드라이빙에 견주어 설명한다면,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자동차운전을 기계부품별로 배우지 않는다. 카레이서들이라면 자동차의 기계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겠지만 일반운전자가 그런 방식으로 운전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골프들의 스윙은 스윙을 부위별로 배울 필요가 없다. Paralysis by analysis, 즉 지나친 분석이 골퍼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론 인한 골프의 본질에 대한 왜곡이다. 그것은 다음에 차차 설명하겠다. 레저골퍼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아마도 골프선생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놓은 골퍼의 수가 디오니소스가 술독에 빠트린 사람의 수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김영웅
김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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