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도 크고 마음도 넓은 여자 현미
가슴도 크고 마음도 넓은 여자 현미
  • 김두호
  • 승인 200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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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고니도 가수로 대물림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밤안개>의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도 고희로 접어들어 이제는 원로가수 예우를 받는다. 풍채나 얼굴도 큰 편이지만 눈도 입술도 크다. 가슴도 남달리 크고 마음의 면적도 남들보다 곱은 넓은 여자다. 깊숙한 목 안에서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넓은 음폭의 목소리로 <밤안개>를 히트시키며 출발부터 스타가 됐다. 1962년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작곡가 이봉조(작고)를 만나 노래하며 사랑하고, 그리고 아들 둘 낳고 살다가 결별한 사연이지만 그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밤안개> 만큼이나 많이 알려져 흥밋거리가 못된다. 그는 이봉조와 헤어진 뒤 활동을 접고 살다가 10여년 만에 느닷없이 복음가수로 모습을 나타냈다. 1981년이었다. 그해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취임 축하 공연이 마련된 워싱턴 에머리스타디움에서 찬송가를 대중가요풍으로 편곡한 성가를 불렀다. 프로그램에 <주기도문> 한곡을 부르게 되어 있으나 앙코르가 터져 나와 두곡을 더 불렀다.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의 저명한 선교사 크립턴 로빈슨 목사의 주선에서 비롯됐다.


현미는 원래 다른 종교의 독실한 신자였다. 그의 개종이 궁금해 그 무렵 본인에게 어떤 계기나 사유가 있는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동료 가수들과 재미동포 위문공연(1979년)을 갔다가 오랜만에 그곳에 사는 동생 명희를 만났어요. 동생도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났어요. 그런데 이곳에 살 때와 달라진 게 너무 많았어요. 성격이 강하고 거친 편인데 순한 양처럼 변해 있더군요. 살아가는 자세가 낙관적이고 매사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지요. 그것이 찬송가를 부르는 즐거움에서 비롯된 것을 알고 귀국해서 나도 동네의 조그마한 개척교회를 찾아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워싱턴으로 초청한 크립턴 로빈슨 목사도 찬송가를 부르며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


“남편 곁에서 살던 여자는 혼자 사는 게 힘들어요. 한오백년 살자고 했던 남편과 헤어질 때는 앞이 캄캄했으나 자식들이 있어서 점점 안정이 됐어요. 그래도 내 큰 몸을 의지할 수 있는 남자가 나타나면 재혼해야지요.”

현미는 좋은 남자를 기다리며 산다고 했지만 재혼했다는 소문은 나오지 않았다. 40대가 된 아들(고니)이 지난해 어머니의 50주년 기념 공연(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활동을 시작했는데 최근에 음반까지 준비해 늦게나마 모전자전(母傳子傳)의 길로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헤어질 때 기자에게 던진 그녀의 한마디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죽고 난 뒤 내 무덤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 저 현미는 인생을 참 멋지게 살다갔지, 그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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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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