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면서 서로 다른 화단과 정치판의 백화제방
같으면서 서로 다른 화단과 정치판의 백화제방
  • 김철
  • 승인 20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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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연중 꽃들이 가장 많이 피는 시기가 이맘때이다. 시골집의 화단만 해도 개나리며 매화, 진달래, 목련, 할미꽃 등 온갖 봄꽃들이 만발하다. 며칠 있으면 만첩홍도화, 만첩홍매화, 명자나무, 철쭉꽃 등의 꽃봉오리가 일제히 터질 태세다. 화초는 자신의 존재를 오로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으로 표현한다. 꽃들이 만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사계절 중 봄이 백화제방의 계절이라면 정치판의 백화제방은 총선이다. 한꺼번에 꽃들이 피듯이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시기에 정치판의 꽃이 만발했던 총선이 한바탕 떠들썩하게 치러졌다. 세간의 이목을 끈 온갖 말들이 난무한 탓에 선거가 끝나도 머리가 한참 어지러울 지경이다.

중국의 정치구호였던 백화제방 백가쟁명은 한때 표현의 자유가 봄꽃처럼 피었지만 최고 권력자의 이해득실에 따라 반짝 피었다 시들기를 반복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는 언론출판의 자유, 곧 표현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나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이 되기 쉽다. 누가 무슨 표현을 하든지 실정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마음대로라고 해도 상식적으로나 관습법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도 많다. 더구나 정치인은 물론 이른바 사회 지도층에 있다는 사람들이 사석이 아닌 공석이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언사를 앞뒤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내쏟는다면 나라꼴이 어찌되겠는가.

입은 모든 화근의 근원이다. 꽃은 지고 나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결실로 이어지지만 정제되지 않은 적대적이고 몰지각한 정치적 표현은 여러 사람들에게 반발과 혐오감을 남길 뿐이다. 4.11 총선 결과 기대와 우려가 실망과 안도로 뒤바뀐 여야의 처지가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백화제방을 맞이한 화단의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기 시작한다. 향기가 짙은 꽃일수록 벌과 나비가 더 많이 날아들어 춤을 춘다. 무슨 일을 해도 됨됨이가 뛰어나고 거기다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요, 칭찬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총선이 남긴 교훈이 오래도록 시들지 않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위로부터 목련, 진달래, 벚꽃.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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