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간 인생유학 잘 하고 왔답니다 ”
“ 2년간 인생유학 잘 하고 왔답니다 ”
  • 김두호
  • 승인 20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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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운문사, ‘왕의 귀환’을 시작한 배우 신성일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한국영화사에 톱스타의 전설을 온몸으로 헌정한 원로배우 신성일도 어느덧 칠순을 맞이했다. 지난 5월 4일 경북 청도 운문산, 5월의 신록이 산자락마다 물결치는 운문사 법당에서 엄앵란과 함께 불공으로 고희연 의식을 치루었다.

한때 영화배우로 아버지 뒤를 따랐던 아들 강석현씨, 출가한 딸 경화 수화씨까지 3남매와 가까운 친지만을 초청한 칠순잔치는 특별한 상차림 없이 스님들과 일상의 점심 공양을 함께 하는 지극히 겸허한 축제였다. 의식이 끝나고 자식들이 부모의 출연필름에서 가져온 빛바랜 화면들을 모아 아무도 모르게 제작했다는 ‘신성일 엄앵란 커플의 추억 앨범’을 깜짝 프로그램으로 내놓아 주인공과 하객들에게 색다른 감회를 선물했다.




40여년전 3천여명의 팬들이 몰려 톱스타 신성일, 엄앵란의 워커힐 결혼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장면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몰려든 인파에 접수대가 연못으로 날아가 한 푼의 축의금도 건지지 못한 헤프닝이 벌어졌다는 일화도 있다.




이날 신성일은 “내 일생에서 제일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 지금 같다”는 말에 엄앵란은 “당신이 지금도 내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산다”는 말로 화답했다. 그들은 법당 뜰을 손잡고 걸었다. 뒤따르던 하객이 “신혼부부 같다”고 말을 걸자 엄앵란은 “우리 지금 제정신이 아니랍니다”하고 대답하며 박장대소 했다.

신성일은 지난 2년여의 교도소 생활을 ‘인생 유학생활’로 표현했다. 유학을 하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이 하객들에게 내민 첫 인사였다.





그는 출감 다음날 덥수룩한 흰머리를 파마로 바꾸었다. 면회 온 윤정희 백건우 부부가 사다준 베토벤 전기를 읽고 주인공에 반해 베토벤 머리로 바꾼 것인데 그것은 더 이상은 정치를 않겠다는 결의도 내포되어 있다. 짧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에 정장을 하고 살던 정치인의 틀을 더러운 신짝 버리듯이 내던지고 다시 배우의 삶으로 돌아왔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비록 성대한 잔치상 없이 맞이한 조촐한 고희연이었지만 5월의 푸른 산속에서 맞이한 그의 고희연은 얼굴과 가슴마다에 새로운 꿈과 사랑을 주고받고 나누어 주는 행복의 축제였지만, 그 순간 한국영화사의 가장 우뚝한 ‘제왕 배우 신성일의 귀환’을 느낀 것은 나 혼자 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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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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