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자랑스런 록스타 조셉 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자랑스런 록스타 조셉 한
  • 이근형
  • 승인 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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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의 ‘호랑나비’ 최고로 꼽아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1959년 미8군 무대에서 데뷔한 패티김은 미국 대중음악계에 진출한 한국 가수의 효시였다. 이후 미국 순회공연을 펼친 조용필, 빌보드차트에 이름을 올린 김범수와 스토니스컹크, 그리고 최근의 박진영, 비(정지훈), 보아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크고 작은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의 본고장에서 최고의 영예에 해당하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8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수 이소원이 최초로 레드카펫을 밟긴 했지만, 단지 초청에 의해 참석한 것이어서 입상과는 무관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래미 어워드에 한국인의 이름이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린킨 파크’의 조셉 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린킨 파크는 2002년 그래미에서 1집 ‘Hybrid Theory’의 수록곡 ‘Crawling’으로 <베스트 하드 록 퍼포먼스상>을 수상했고, 2006 그래미에서는 세계적 힙합퍼 제이지와의 콜래보레이션 ‘Numb-Encore’로 <베스트 랩성 콜래보레이션상>을 거머쥔 바 있다.


물론 그는 엄연히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혈통만 한국인일 뿐 한국 가요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래도 그의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고, 본인 역시 고국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숨기지 않으니 같은 한국인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적인 밴드에서 랩메탈의 중요 포인트인 ‘턴테이블링 및 샘플링’을 한국계 멤버가 구사한다면, 어찌 호감이 가지 않을까.



미술학도에서 린킨 파크 디스크자키까지


조셉 한은 1977년 3월 15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태어났다. 이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그는 패서디나 아트센터에서 미술을 전공한다. 그런 가운데 1996년 랩퍼 및 리듬기타리스트인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시노다의 권유로 린킨 파크에 가입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그의 최종 학력은 허버트후버고등학교다.


린킨 파크는 체스터 베닝턴(보컬), 마이크 시노다(랩퍼, 리듬 기타), 피닉스 파렐(리드 기타), 브래드 델슨(베이스), 롭 버든(드럼), 그리고 조셉 한(DJ)을 멤버로 캘리포니아 주 아고라 힐즈에서 탄생했다. 원래의 팀 이름은 ‘하이브리드 시어리(Hybrid Theory)’. 그들의 1집이 된 이름이다. 그들은 데뷔작을 내놓기 이전 EP앨범을 하나 내놓는데, 이 작품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랩메탈 앨범”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아직까지도 전설로 남아있다. 얼터너티브적 요소보다는 힙합 비트의 실감나는 그루브를 잘 살린 명작이다. 이런 힙합적 구성요소는 턴테이블로 갖가지 소리를 자아내는 조셉 한의 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데뷔작 ‘Hybrid Theory’는 당시 림프 비즈킷이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과는 조금 다르게, 조셉 한이 보유하고 있는 일렉트릭성 샘플링 사운드와 일렉트로니카에서 연유한 턴테이블링, 그리고 랩핑과 보컬을 가미한 ‘린킨 파크 스타일 랩메탈’이었다. 거기에 사이버네틱한 이미지 설정, 그리고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절히 활용하며 여타 랩메탈 밴드와 차별화된 길을 걸었다. 그것은 마치 ‘린킨파크주의’를 표방하는 듯 했다.



이러한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무려 2천4백만장이나 팔아치웠고, 수록곡 ‘Crawling’은 앞서 언급했듯 2002년 그래미의 주인공이 되었다. 또한 ‘In The End’라는 린킨 파크 양대 히트곡 중 하나가 바로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린킨 파크는 순식간에 워너뮤직의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고, 이것을 발판 삼아 2003년 2집 ‘Meteora’를 내놓는다. ‘Meteora’는 린킨 파크가 이전에 선보였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더욱 발전시켜, 마치 라운지 음악에 랩메탈을 섞은 마냥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무게중심을 두어 팬들에게 색다른 맛을 제공했다. 이럴수록 멤버 조셉 한의 역할은 커져만 갔다. 소문난 클럽 DJ이기도 한 조셉 한은 린킨 파크가 추구하는 ‘몽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서 펼쳐지는 록세션’에 정확하게 부합했다. 그러는 사이 린킨 파크는 랩메탈의 몰락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동시대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는 언터처블 록밴드로 성장했다.



린킨 파크의 빛과 소금, 조셉 한


린킨 파크는 초창기 EP앨범에서만 힙합에 비중을 둔 정통 랩메탈을 선보였을 뿐, 메이저 무대에 올라와서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혀 운신의 폭을 넓혔다. 또한 그들이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리믹스 앨범을 내놓은 것, 뮤직비디오나 전체적 밴드의 이미지를 판타지 스타일로 꾸민 것에서 알 수 있듯 누구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침범하지 못하게 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작가주의적’ 색이 짙은 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특히 2집 ‘Meteora’의 수록곡 Faint는 그때까지의 록마니아라면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소름이 쫙 돋는 일렉트릭 현악 사운드가 곡의 전개를 좌우한다. 이것 역시 조셉 한의 작품이다. Faint의 인트로에서 등장했다가 본 궤도에서 다시 곡의 멜로디를 전개시켜주는 이 일렉트릭 현악 사운드 덕택에, Faint는 세계 각국 방송에서 배경음악 혹은 O.S.T.로 두루 사용되었다. 조셉 한의 작품인 Faint의 일렉트릭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대개의 사람들은 무릎을 탁 치고 “아, 그 노래!” 할 것이다. 그만큼 조셉 한의 여러 명작 중에서도 Faint는 백미다. 이렇듯 조셉 한은 단순한 턴테이블링 이외에도 린킨 파크가 주 무기로 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중심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린킨 파크의 빛과 소금인 것이다.



조셉 한의 못다한 이야기들


조셉 한은 사실 린킨 파크의 디스크자키라는 것 외에도, 미국 대중예술계 수많은 분야에서 한 목소리 하는 ‘전방위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먼저 그는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의 열렬한 마니아였다.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졌을 당시 O.S.T. 작업을 자청하며 린킨 파크의 ‘What I've Done’을 배경음악으로 삽입시키기도 했다. 그는 영화작업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멤버 체스터 베닝턴, 마이크 시노다와 함께 단편 영화 <더 씨드>를 제작해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애착 때문인지 그는 린킨 파크의 거의 모든 뮤직비디오 디렉터로도 참여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조셉 한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면서도 작품활동은 철두철미해서 마치 기업인의 그것과 닮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공통적으로 불리는 ‘미스터 한’ 외에도 ‘한회장(Chairman Hahn)’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패서디나 아트 스쿨에서 미술을 전공했지만, 당최 그림 분야에서는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지 않아서 일찍이 포기했다”고 토로한 적이 있었는데, 미술학도 출신인만큼 예술적 끼가 충만하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항간에는 조셉 한이 린킨 파크 초창기 시절 자신이 한국계라는 것에 대해 못마땅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조셉 한은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내가 스스로 한국인이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그것은 곧 조셉 한 자신을 버리는 행위”라며 그런 소문에 대해 일축했다. 이를 방증하듯 그는 한국문화 및 음식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올드보이>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셉 한은 어린 시절부터 흑인 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니 펑크 록 (Funk rock)이나 힙합, 블랙 뮤직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흑인 음악과 떼어놓을 수 없는 랩메탈 밴드 린킨 파크 출신성분을 들춰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조셉 한이 김흥국의 펑키한 리듬 <호랑나비>를 최고로 꼽아,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그가 한국가수들의 미국진출에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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