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개구리는 개구리고 물고기는 물고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개구리는 개구리고 물고기는 물고기
  • 이 달
  • 승인 20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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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가 존재하듯 그의 세계도 존재한다 / 이 달




[인터뷰365 이 달] 물고기는 물고기야!



숲 언저리 작은 연못에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가 물풀 사이를 헤엄치며 살고 있었어요.
둘은 친한 친구였습니다.



어느 날 올챙이는, 자기 몸에 다리 두 개가 나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올챙이가 말했습니다.
이것 봐! 이제 난 개구리야.
작은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말도 안 돼. 어제는 너도 나처럼 작은 물고기였는데 어떻게 밤새 개구리가 된단 말이니?

그래서 둘은 티격태격 다투었습니다. 마침내 올챙이가 말했습니다.
개구리는 개구리고, 물고기는 물고기야. 그게 그런 거라구!



몇 주가 지났습니다. 올챙이는 자그마한 앞다리가 생겼고 꼬리는 점점 짧아졌습니다.



어느 화창한 날, 개구리가 된 올챙이는 연못을 나와 둑으로 기어 올라갔습니다.



작은 물고기도 이제는 완전히 자라서 큰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물고기는 가끔 개구리가 어디로 갔을까 궁금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개구리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개구리가 물풀을 가르며 연못으로 첨벙 뛰어들었습니다.
너 어디 갔었니?
물고기는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세상 구경 좀 했지. 정말 신기한 것을 많이 봤어!



신기한 것이라고? 그게 뭔데?
새, 새를 봤어!
개구리는 날개와 다리가 달리고 깃털이 알록달록한 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물고기는, 커다란 날개를 가진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려 보았습니다.
리고 또 뭘 봤는데?



젖소를 봤어! 젖소는 다리가 네 개고 뿔이 달렸지.
또 풀을 뜯어먹고 분홍색 젖이 달려 있단다.
물고기는 젖소를 그려 보았습니다.



사람도 봤어. 남자, 여자, 아이들!
개구리는 연못에 어둠이 깔릴 때까지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 날 밤, 물고기는 온갖 빛깔과 신기한 것들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개구리처럼 돌아다니며 멋진 세상을 구경할 수만 있다면!



개구리가 다시 떠나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물고기는 하늘을 나는 새와 풀을 뜯는 소, 옷을 잘 차려 입고 다닌다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물고기는 결심했습니다.
나도 어떻게든 세상 구경을 하고 말테야!
물고기는 꼬리를 힘차게 펄떡거려 둑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물고기는 따뜻하고 마른 풀밭 위에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는 숨을 쉴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어 헐떡거렸습니다.
물고기는 가냘프게 신음했습니다.
도와주세요.



다행히 근처에서 나비를 잡고 있던 개구리가 물고기를 보았습니다.
개구리는 힘을 다해 물고기를 연못으로 밀어넣어 주었습니다.



아가미 속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스며들자 물고기는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몸이 가뿐해진 물고기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앞으로 뒤로 위로 아래로 움직였습니다.
햇살이 물풀 사이로 비쳐 반짝였습니다.
연못 속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았습니다.
물고기는 연잎 위에 앉아 자기를 지켜보는 개구리에게 미소지으며 말했습니다.
네 말이 맞았어. 물고기는 물고기야!



*


개구리는 개구리이고 물고기는 물고기이다.
물고기는 개구리가 될 수 없고 개구리는 물고기가 될 수 없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강요하게 되는 것이 존재성이다.
너는 나와 닮아야 해. 너는 이런 모습이어야 해.
단순하고 명쾌한 이야기.
레오 리오니의 이야기들은 이런 식이어서 쉽게 요점을 말한다.

개구리의 이야기를 듣고 물고기가 상상하는 장면이 이 그림책의 핵심이다.
새도, 젖소도, 사람도, 모두가 물고기 모습을 하고 있다.
물고기는, 물고기밖에 알지 못하니 당연하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세상 안에 갇혀 살아가고, 자신이 아는 것만을 인정한다.
내가 모르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하다.
이 세상엔 얼마나 많은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것일까.

나의 세상만을 알고 사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모든 세상을 알 수는 없으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른 세상'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만이다.
내가 아는 세상은 이만큼이다. 다른 이에게는 다른 세상이 있다.
그것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사람들은 자기의 세상이 전부라 믿고 그것을 강요하기까지 한다.
나의 세상을 사랑하고 지키면서 또한 다른 세상도 존중해주는
그런 평화로운 마음이 나는 좋다.


<물고기는 물고기야> 레오 리오니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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