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기장 탄생으로 본 ‘한국여성 창공 진출사’
첫 여성기장 탄생으로 본 ‘한국여성 창공 진출사’
  • 김우성
  • 승인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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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그녀들의 숭고한 도전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대한항공 B737 항공기 부기장으로 근무 중이던 신수진(39) 홍수인(36)씨가 항공안전본부에서 실시하는 기장자격 심사에 최종 합격함으로써 B737 항공기 기장자격을 획득했다. 민간항공기 역사상 첫 여성기장이 한꺼번에 두 명이나 탄생된 것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항공기 조종분야에 여성들의 적극적인 도전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장이 되면 항공법 제50조 규정에 따라 항공기 비행안전에 대한 총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항공기에 탑승한 승무원 지휘ㆍ감독 권한을 갖게 된다. 또한 기내 난동자에 대한 감금 및 관계당국 인도 등의 권한이 주어져 그야말로 ‘구름 위의 사령관’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금녀의 벽을 뚫고 날아오른 항공분야의 여성개척자들을 살펴봤다.



한국인 최초의 여류비행사는 권기옥 선생(1901∼1988)이다. 선생은 숭의여학교 시절 비밀결사대인 ‘송죽회’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3ㆍ1만세운동에 참가하여 3주 동안 구류되었던 선생은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고 임시정부로 송금하는 등 독립운동을 계속하다가 다시 붙잡혀 6개월 간 옥고를 치렀다. 출소 직후 또다시 평안남도 도청 폭파사건에 가담하고 ‘평양청년회 여자전도대’를 조직했다가 발각되어 중국 상해로 탈출, 이승만 안창호 등을 만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1923년 중국 윈난성 육군항공학교 1기생으로 입학한 선생은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지 불과 20여년 만인 1925년, 항공학교를 졸업하며 한국인 최초의 여자비행사가 된다. 중국 공군에서 10년 간 복무한 이후에는 임시정부 직할 한국애국부인회를 재조직해 여성들의 독립사상을 고취하였고, 귀국 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군기를 조종하기도 했다. 정부는 1968년 선생의 공적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권기옥 선생이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권에서도 최초의 여자 파일러트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초의 민간인 여류비행사는 박경원(1897-1933)이다. 그녀는 1926년 일본 비행학교 3등 비행사 시험에 합격하며 비행사가 됐다. 당시 비행사 급수는 1, 2, 3등 비행사로 나눠졌다. 3등 비행사는 자가용 비행기로 운동장 주변만 비행하고, 2등 비행사는 자가용 비행기에 한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었으며, 1등 비행사가 되면 영업용 비행기까지 조종할 수 있었다. 1등 조종사 자격은 남성에게만 주어졌다. 박경원은 3등 비행사가 된 이듬해 2등 비행사에도 합격한다. 그 무렵 일본에 2, 3등 비행사는 12명뿐이었는데 그중 직접 비행을 하는 여류 비행사는 박경원 밖에 없었다.

본래 박경원의 오랜 꿈은 간호사였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대구 자혜의원 간호사였던 그녀가 파일러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1922년 용산 연병장에서 펼쳐진 한국인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의 시범비행 연습을 구경하고 부터였다. 1933년 8월 7일. 일본에서 만주로 가는 비행 중간에 고국을 방문해 시범비행을 선보이기로 했던 그녀는 시즈오카현 겐가쿠산에서 짙은 안개로 비행기가 추락하며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일대기는 장진영 주연의 영화 <청연>으로 제작된 바 있다.



대한민국의 첫 여성 전투기조종사는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9월에 탄생됐다. 97년 공군사관학교에 입교, 경북 예천 공군 전투비행단 고등비행교육을 수료한 박지연, 박지원, 편보라 중위(이하 공사 49기)가 주인공이었다. 당시 공군은 이들의 배출을 계기로 임신기간 중에는 비행을 금지하는 한편, 출산 시에는 6개월이 지난 뒤 신체검사에 합격해야만 조종간을 잡게 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2004년 1월에는 공군 첫 여성 헬기조종사가 탄생한다. 여성 교육생 5명 가운데 유일하게 8개월여 동안의 강도 높은 고등비행훈련을 통과한 조은애 중위(공사 50기)가 빨간 머플러의 영예를 안았다. 조종사가 된 직후 그녀는 “헬기 조종사들의 꿈인 대통령 1호 헬기를 조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반 뒤에는 전쟁 시 지상전투의 최선봉에서 적 기갑 및 기계화 부대를 타격하는 ‘AH-1S(일명 코브라)’의 첫 여성 공격형헬기조종사로 김효성 중위(여군사관 48기)가 이름을 올렸다.



2007년은 공군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해였다. 2월에 첫 여성 편대장이, 11월에 첫 여성 KF16조종사가 배출된 것이다. 첫 여성 편대장은 앞서 ‘첫 여성 전투기조종사’로 언급했던 박지연 대위가 주인공이었다. 편대는 4기의 전투기로 이루어진 공군작전의 기본단위를 뜻하는데, 이를 지휘하는 편대장에게는 당연히 최고의 조종실력과 상황판단 능력 지휘통솔 능력 등이 요구된다. 여성들의 불모지에서 ‘첫 여성 비행’의 타이틀을 뛰어넘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정미 대위(공사 50기)는 ‘대한민국 여성 KF-16 전투조종사 1호’다. 최초의 공군 여성 조종사가 배출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공군은 하정미 대위가 조종간을 잡기 전까지 KF-16에 대해서만큼은 여성 조종사의 비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첨단 항공전자장비와 다양한 무장운용 능력, 탁월한 기동성을 갖춘 공군의 주력전투기 KF-16은 복잡한 기능과 전술임무는 물론 급회전 시 중력가속도가 급상승하며 자신의 몸무게가 9배나 무겁게 느껴지는 등 체력적 중압감이 상당한 이유로 남자 조종사들도 체력과 조종 성적이 우수해야만 탈 수 있는 기종이다.


국력 신장과 양성평등의 지향으로 여성들의 창공도전기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공군의 공중사격 최우수 조종사를 뜻하는 첫 여성 ‘탑건’은 물론, 첫 여성 ‘우주비행사’의 탄생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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