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살리기에 나선 17세 환경운동가 김지석
지구살리기에 나선 17세 환경운동가 김지석
  • 김두호
  • 승인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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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동아리 ‘더 로드’ 발족, 일산 호수공원 에코맵 제작중”

【인터뷰365 김두호】지구의 미래를 위한 인류의 지상 최대 과제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오염되는 자연환경을 보존 복원하는 환경운동이다. 국제 환경운동단체들은 환경운동이 이제 국적과 이념, 직업과 나이를 초월해 모든 인간들이 뜻을 함께 하고 실천하는 인류공동의 의무감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김지석(17 경기 고양시 세원고교 2년) 학생은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생태계를 지키는 가장 나이가 어린 환경운동가로 꼽을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에코맵(환경지도)를 제작하고 적극적으로 환경운동을 계몽하며 실천하고 있는 환경지킴이 청소년이다.


2009년 한국환경운동본부 청소년단 오마중학교 단장으로 시작된 김지석 소년의 환경운동 참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일산 장항습지 탐사, 차 없는 날 행사지원, 생물다양성 파주 통일동산, 일산호수공원 환경행사 개최를 통한 캠페인, 야생화 밭 가꾸기 활동으로 이어졌고, 2010년 <더 로드>(The Road)라는 환경운동 동아리를 발족시켜 온라인 카페를 통해 청소년 환경운동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200명의 회원이 모여 환경보호 실천운동을 통한 문집을 발행하고 절전형 멀티탭을 적용한 학교 에너지 절감운동에도 앞장을 서왔다.

어린 환경운동가 김지석 군의 환경 보호에 대한 신념과 행위에는 막연히 어른들 따라 하기 수준의 착한 생각이 아니라 스스로의 체험과 발견에서 싹튼 아주 명료한 생각이 들어 있다. 조종사인 아버지 덕분에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기회가 많았고, 초등학교 시절 1년 6개월간 자연환경의 낙원인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면서 사람이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야하는 이유를 관찰한 경험들이 일찍 환경운동에 눈을 뜨게 만들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한 조그라프 유엔 생물다양성사무총장을 면담하기도 했던 김지석은 포드자동차가 설립한 포드 글로벌 환경지원금 대상 동아리로도 선정됐고, <더 로드>회원과 함께 환경부 생물환경그린기자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고양시 도심의 복판에 있는 정발산 지역의 동식물 생태의 생물다양성 내용을 중심으로 한 150페이지짜리 에코맵을 제작하고, 2단계로 지금 한창 일산 호수공원의 에코맵을 제작 중인 김지석 군을 그가 살고 있는 동네(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서 만났다.


고등학생이면 대다수 진학준비에 몰두하게 된다. 과외활동인 환경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은 김지석 학생의 놀라운 면이다. 환경동아리 <더 로드>는 어떤 계기로 만들었나?
내가 자연에 대한 동경심과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 비롯된다. <더 로드>라는 이름은 오마중학교 2학년 때 본 미국영화 제목이다. 그 영화는 환경재해로 오존층이 파괴되어 잿더미가 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자가 인육으로 허기를 채우는 등 처절한 생태계의 모습을 다룬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환경보호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 주기 위해 영화 제목으로 네이버 동아리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회원은 몇 명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2백명이 넘는다. 그 중 35명이 매주 일요일 오전 7시까지 일산 호수공원에 모여 생물다양성 조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동식물도감을 들고 다니면서 신기한 식물이나 생물을 발견할 때마다 함께 탄성을 지르며 서식 상태를 조사하고 관찰 사진을 찍고 기록해 자료로 정리한다. 그와 함께 야생화 보호 관리활동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식물이름 알리기 운동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원 관리사무소의 허락을 받아 나쁜 식물을 뽑아내고 좋은 동식물을 보전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나쁜 식물도 있는가?
번식력이 강한 외래 잡초도 있다. 미국의 자리공과 쑥부쟁이 등 우리가 파악한 나쁜 잡초가 5개종이 된다. 너무 열심히 뽑아 때로는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회원들도 있다.

일산에 있는 정발산의 에코맵을 제작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
<더 로드>동아리의 1단계 목표가 정발산의 생물다양성을 조사해 환경지도를 만드는 일인데 그곳의 동식물을 목본, 식물, 동물 편으로 나누어 사진과 관찰 기록을 정리해보니 150페이지에 달했다. 정발산 등산로 6개 루트를 중심으로 조사하였고, 사진을 찍어 누구나 그 지역을 방문하면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우리가 사는 도시의 역사와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만들어 교육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더 로드>가 제작한 에코맵이 어떤 평가를 받았나?
호수공원 에코맵을 주제로 한 작년 12월 고양시 주관 창의봉사대회에서 우리 동아리가 1등상을 받았다. <더 로드>는 지금까지 회원들의 활동집 2권도 별도로 만들었다. 2차 에코맵 제작 대상지는 호수공원이고 그 다음으로 한강변인 장항습지의 에코맵을 만들 계획에 있다. 호수공원 에코맵도 98구간으로 나누어진 지역의 20구간을 만들었다. 호수공원은 인공호수와 자연호수로 구분해 생태계를 비교 조사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에코맵을 학생들이 만들고 있다니 노력과 열의가 보통이 아니다. 도대체 학교 공부는 언제 하는가?
그래서 우리의 활동은 일주일 중 가장 편하고 좀 일찍 일어나면 실행할 수 있는 일요일 아침 7시로 정해두고 있다. 2시간 조사하고 30분 정도는 잡초 뽑기 등 환경보호 실천운동을 한다. 또 나의 경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활동을 주로 방학 때 하고 있다.

<더 로드> 동아리 회원들의 활동 현장은 동식물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으로 넘친다.


이제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어린 시절로 돌려보자. 언제부터였나?
항공회사에 근무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생일 때부터 세계여행을 할 기회가 많았다. 자연이 아름다운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스위스의 알프스 산록은 인상에 남는 여행지였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피죤 마운틴 초등학교에서 1년 반을 다녔다. 그곳에서는 나무를 심는 식목부문이 교육과목이 되고 있다. 나무심기에 학생들이 동원되기도 한다. 묘목을 다루는 일에서 거름을 주는 것도 배운다.

과거 우리나라도 초등학생들이 산에서 단체로 송충이를 잡는 등 산림보호 활동을 했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사람은 자연의 품안에서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체험하고 배웠다. 잔디밭으로 잘 다듬어진 학교에서는 맨발로 다녔다. 틈이 나면 라이언이라는 뉴질랜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을 누볐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온 몸으로 부딪히며 깨끗한 자연 속에서 살았다. 깨끗한 산속에서는 버려진 휴지 한 장도 눈에 거슬린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숲길 공원길도 언제나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는 그 나라에서 저절로 배우고 느껴지는 것이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씨 같았다. 특히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정신도 익혔다.
아버지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가르침을 심어준 분이다. 일찍부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버릇을 갖게 했다.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아버지(김태식 52)는 공군 파일럿 출신으로 조종사로 근무하고 계신다. 또 어머니(윤혜연 46)가 친구처럼 조언을 해주시며 어려울 때 멘토가 되어주신 것도 학교생활을 하며 <더 로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누나(김지은 경희대 사회학과 2년)까지 네 사람이다. 나는 아버지가 군 시절 근무지와 인접한 수원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윤혜연 여사는 아들의 맨토 역할을 하지만
활동과 결정은 아들이 스스로 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환경관련 학과를 전공하겠군.
아니다. 경제학을 선택하겠다. 환경운동을 한다고 해서 꼭 그 쪽 공부를 하기보다 인간생활의 필수 학문인 경제학을 공부해 환경 분야와 어떻게 접목 융합시킬 수 있는 지를 공부하고 싶다. 특별히 접목해 보고 싶은 분야는 생물다양성이 주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이 기업의 경영과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미치는 가치를 파악하고 그와 관련해 환경문제의 방향을 수립해 나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학교에서 좋아하는 과목은?
역사와 과학, 그리고 어학이다. 유치원 때부터 만화로 된 역사책을 즐겨 읽어 역사적인 인물의 전기집을 좋아한다. 과학도 좋아해 이론을 실험으로 옮기는 일, 설계를 하고 모형을 만들어 체험하는 걸 즐긴다. 어학은 영어가 익숙하지만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

학교생활을 하며 <더 로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힘들 때는 어떤 때인가?
좋은 일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단체 활동을 할 때 서로 의견이 엇갈려 혼란해 질 때가 있다. 자기와 별로 관련 없는 일을 솔선수범한다는 것은 대부분 학생들이 귀찮고 힘들게 생각한다. 그럴 때 설득해서 의견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다.

환경 관련 행사나 토론회에 초청을 받기도 하는데 가장 나이가 어리지 않나?
사람들이 내가 나타나면 깜짝 놀란다. 모두 어른들이지 아이는 나밖에 없을 때 참석자들이 신기하게 바라본다. 사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중국여행을 혼자 다녀왔다. 어른 속에서 아이가 어른과 함께 혼자서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환경보호 운동에 대한 어른들의 무관심을 일깨워 주는 말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공기와 물, 흔해빠진 나무며 풀잎 하나가 모두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고 유지 시켜주는 것이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알제리 외무장관 출신의 조그라프 유엔생물다양성 사무총장을 만난 김지석 군.

청소년 환경운동의 불씨가 되고 있는 김지석 군의 <더 로드> 환경동아리는 앞으로 활동 영역을 한층 더 확대하고 전문성을 넓혀 가는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전국 단위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교내 환경동아리를 구축해 회원을 늘이는 일, 이미 진행 중인 프로그램인 ‘DMZ 포럼’내 생물다양성청소년단을 조직하는 일, 환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청소년 환경경제 포럼을 개최하는 일을 포함해 <더 로드>를 사단법인체로 제도화 하는 청사진까지 마련해 두고 있다.
17살 소년이 어른들이 다하지 못한 ‘지구 살리기’의 거대한 꿈을 향해 씩씩하게 전진 나팔소리를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이 나우] 일산의 세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석 군은 일산 지역에 살면서 2009년 ‘더로드’라는 청소년 환경동아리를 만들어 생물다양성 조사와 함께 자연보호 봉사활동을 해왔다.
김지석 학생의 ‘더로드’는 일산의 정발산 생물다양성 조사에 이어서 2011년부터 35명의 회원들과 함께 일산 호수공원 지역을 90구간으로 나누어 생물다양성 조사와 관련한 환경지도 제작 작업을 해왔는데 이제 완성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호수공원의 다양한 식목, 식물 초본, 생물의 분포도와 수질 환경 측정 등의 조사를 7월까지 마무리하고 전자책으로 조사내용을 발표할 예정에 있다. 현재 전체 회원이 280명에 이른 ‘더로드’는 2011년과 2013년 두차례 포드 글로벌 환경지원단체로 선정되어 1회 2백만원, 2회 4백만원의 시상금을 받아서 정발산 에코맵과 전자책을 만드는데 활용했다.
내년에 대학에 진학할 김지석 군은 장래 진로도 환경경제학 전공에 두고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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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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