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없을 무(無)’의 당사자 처선
[인터뷰365 김다인] 육갑 칠득 팔복 등 한양 광대패와 만난 장생과 공길은 투전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왕과 녹수를 가지고 놀기로 한다. 장생이 연산을, 공길이 녹수를 풍자하는 와중에 칠득과 팔복은 옷에 ‘없을 무’(無) 자를 쓰고 나온다. 이 놀이판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인물이 카메라에 잡힌다. 바로 환관인 처선이다. 환관은 거세 후 궁에 들어가기 때문에 생식기능이 없다. 칠득과 팔복이 ‘무’자를 옷에 쓰고 나온 것은 ‘있을 것이 없는’ 환관을 풍자한 것이다.
tip
=환관
환관(혹은 내시)은 고대 서아시아와 그리스, 로마, 인도, 이슬람국가 등에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중국의 환관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중국의 환관제도가 들어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다가 갑오개혁(고종 31년, 1894년) 때 폐지됐다. 환관은 수많은 궁녀 나인 등이 기거하는 궁에 들어가서 왕이나 왕비를 보필하기 때문에 반드시 ‘거세’를 해야 된다. 생식기능을 없애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역사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내시의 외양을 표현할 때 수염이 없고 여성적인 몸가짐과 목소리를 가진 인물로 그리는데, 이는 거세로 인해 나타나는 육체적 특징을 표현한 것이다. 조선시대 환관은 종2품 상선에서 종9품 상원에 이르기까지 벼슬을 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일반 관직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환관 중에는 왕이나 왕비의 측근에서 일하는 것을 빌미로 정치적 경제적 이권에 개입, 폐해를 낳기도 했다.
‘시네마 스터디’는 국내외 잘 알려진 영화를 텍스트로 해서 그 속에 담겨진 여러 가지 상식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그 포인트는 역사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문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잡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주 쉽고 재미있게요. 워낙은 중학생들이 재미있게 논술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만든 것이지만, 그냥 영화를 통해 일반 상식 얻기 또는 영화 재미있게 뜯어보기로 여겨도 될 것입니다. 첫 번째 공부는 영화 <왕의 남자>를 텍스트로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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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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