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구름은 낮게 보이게 하되 창공은 드높게 보이게 하는 것이 가을 하늘이 품은 뜻이다.
아치를 이룬 산방의 호두나무와 이웃집 감나무도, 그 사이로 보이는 들판도 가을로 물들고 있다.
지루한 장마에 몸살을 앓던 벼가 패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영글 태세다. 논둑의 잡초를 낫으로 베는 촌로의 일손이 무겁지만은 않아 보인다.
[인터뷰365 김철] 구월로 접어들자 체감온도는 자고 일어나면 다르게 느껴진다.
"삼월이 어찌 이리도 빨리 간단 말인가"하고 무심하게 스치는 세월을 야속하게 바라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이 달아나고 선선한 가을이다.
그 사이 지인들 가운데 이미 몇이나 딸 아들을 시집 장가 보냈으며 또한 유명을 달리한 지인은 누구이던가.
화살처럼 빠르게 스치는 세월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소리는 어쩐지 공허하게 들린다.
그렇다 해도 일손을 놓은 채 오가는 세월을 넋 놓고 바라볼 수만 없는 노릇, 오늘도 할일은 하되 즐거움과 괴로움을 거역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가을이 찾아온 산마을의 하늘과 땅은 작년 이맘 때와 다를 것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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