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 송도(개성)의 2008년 가을 풍경
[현지르포] 송도(개성)의 2008년 가을 풍경
  • 김두호
  • 승인 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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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평온하고 조용했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2008년 가을 고려의 도읍지 송도(지금의 개성)의 아침은 조용하고 평온했다.


필자는 가을이 깊어가는 지난 28일 한국프레스클럽 회원의 일원으로 개성문화탐방의 기회를 가졌다. 자연의 신비가 살아있는 비무장지대를 지나 남북 경계지점에서 양쪽 군 차량이 버스를 인수인계 했고, ‘입국 / 출국’이라는 말 대신 ‘입경 / 출경’으로 통하는 남과 북의 관리사무소를 비교적 간편하게 통과해 아침 9시 30분 쯤 개성시내를 지나 16km 거리의 박연폭포로 곧장 달렸다.




북의 출입관문을 나서면서 신사복 정장을 한 북쪽 안내원 3명이 동승했고 그중 한 명이 관광일정을 설명하고 탐방 유적지의 내력 등 가이드 역을 맡았다. 참으로 오기 힘든 땅, 외국보다 먼 국경을 넘어온 느낌이었고 그곳 사람들과 우리말을 주고받고 내나라 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다는 생각보다 신기하게 다가왔다. 가이드는 미묘한 남북간의 서로 다른 이야기는 화제로 삼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쳐지나는 개성시민들의 일상을 접하며 시내를 빠져나가자 박연폭포로 가는 길목에 고려와 조선조의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임꺽정의 무대인 청석골이며 이방원(조선조 태종)이 포은 정몽주를 유혹하며 읊은 시조 속의 만수산, 고려태조 왕건과 공민왕릉 등. 그러나 서울 출발시간이 새벽이었던 탓으로 일찍 집을 나온 회원들이 졸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이드는 “고향이 개성인 선생은 없으십네까?”라고 묻고는 “자장가 한곡을 불러드리겠습니다”며 이원수의 동요 <고향의 봄>을 열창했다.



물은 옛물이 아니지만 37m 벼랑에서 떨어지는 박연폭포의 물줄기는 황진이의 아름다운 자태와 풍류를 온갖 상상의 형체로 떠올려 준다. 폭포의 오른쪽 산등을 타고 대흥산 중턱에 오르면 폭포 머리 쪽에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연못 가운데 바위가 박덩이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박연폭포라고 했다던가. 북쪽 사람들이 국보 유적지 126호로 지정한 고려 때의 대흥산성도 바로 곁에 있다. 관광일정에 들어 있던 부근 관음사(고려 광종 때 건립)는 보수공사중이라 구경하지 못했다.




그밖에 포은선생이 살던 집터에 그의 충절을 기리며 세운 숭양서원에는 포은과 화담 서경덕 등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고 고려 때 세운 성균관을 고려박물관으로 바꾸어 주로 유적지에서 발굴한 고려 청자기와 불상 등 보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개성 문화 탐방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포은 선생이 이방원 일파에게 피살당한 유적지 선죽교였다. 고려박물관에서 5분거리의 시내 복판에 있는 선죽교에는 아직도 핏자국(사진 참조)이라는 붉은 빛이 희미하게 보이는 돌이 전설을 안고 그대로 남아 있어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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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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