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클럽, 육탄칠우 그리고 마담스타
과부클럽, 육탄칠우 그리고 마담스타
  • 김다인
  • 승인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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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여배우들 이색 분류 / 김다인



[인터뷰365 김다인] 우리나라 영화에서 스타 시스템이 처음 확립된 것은 1960년대다.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황금기를 주도한 것은 스타 배우들이었고, 그 스타 시스템을 주도하는 여배우는 최은희 문정숙 김지미 도금봉 엄앵란 등이었다.

이들 스타 배우들 외에도 숱한 여배우들이 있었고 그들 가운데 과부클럽과 육탄칠우 그리고 마담스타들이 있었다. 물론 이같은 분류는 당시 잡지들이 다분히 가십적으로 해놓은 것이다.

과부클럽은 홀로 된 여배우들을 일컬은 것이다. 복혜숙 고선애 김정옥 강신재 조미령 석금성 정애란 등 7명이 멤버였는데, 회장은 조미령이었다.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해 혼자가 된 여배우가 이들 뿐만은 아니었지만 특히 이들을 ‘과부클럽’으로 칭하는 것은 스타 시스템 속에 있는 배우들과는 또 다른 힘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이들 7명 여배우의 파워는 스타 배우 못지않았다. 원로배우 복혜숙과 석금성이 투톱으로 버티고 있어 행동을 통일하고 합리적인 조건 하에서 출연 계약을 하는 등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조미령은 주연급, 나머지 배우들은 조연급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연기력과 개성으로 무장하고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있었다. 이 멤버들이 출연을 안하면 한국영화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았을 정도였다.

연기도 열심히 하면서 서로 정도 나눴던 과부클럽과는 전혀 다른 일단의 여배우들이 있었다. 이들 중 7명을 특히 육탄칠우(六彈七友)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육탄이라 함은 몸을 던져 연기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배역을 따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 연예계에도 이런 이들이 없지 않아, 아무개가 아무개에게 육탄공세를 펼쳤다는 둥의 연예가 뒷담화가 가십거리로 등장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런 가십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영문 이니셜로 처리하는 ‘전례’에 따라 알 만한 이들도 끼어있는 이들 육탄칠우의 이름도 밝히지 않기로 한다. 한 가지 밝힐 수 있는 것은 이 7명 가운데 반짝 스타는 있었어도 오래 간 연기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마담스타라는 별칭이 붙여진 여배우들도 있었다. 마담스타라고 달리 부르던 주체가 남성들이어서 다소 문제가 있지만, 당당하게 홀로 살았으나 유독 파란곡절이 많았던 이들을 뜻하는 것이었다. 마담스타의 쌍두마차는 이민자와 윤인자였다. 나이는 네 살 터울로 이민자가 위였다.

이민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12대손이며 스타 김진규의 첫 번째 부인이기도 하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무학여고 졸업 후 연기생활을 시작해 1950년 역시 극단에 있던 김진규와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이혼했다. 이들의 이혼은 한국전쟁 발발로 인한 생활고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 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영화 활동을 하려던 이민자에게 제일 먼저 출연 제의가 왔던 영화는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이었다. 이 감독은 이민자에게 여자빨치산 역(나중에 노경희로 확정된)을 제의했으나 전남편인 김진규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있어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이민자는 후일 충무로에서 다방을 경영하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또 한 여배우 윤인자는 이민자보다는 주는 이미지가 훨씬 강했다. 한국영화사상 최초의 키스 장면이 들어간 영화 <운명의 손>에 출연했던 것이 늘 이력으로 따라다녔기 때문에 더 그랬다. 윤인자는 당시 다른 여배우들과는 달리 도도하고 건방져보이기 까지 한 모습이 어울리는 연기자였고 독특한 연기영역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년에 이르러서는 속세를 떠나 절 생활을 하는 등 사생활은 파란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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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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