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몽’은 이나영이 꾸는 꿈
‘비몽’은 이나영이 꾸는 꿈
  • 김다인
  • 승인 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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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신작에서 몽유병 환자 ‘란’으로 / 김다인



[인터뷰365 김다인] 배우 이나영은 속내를 잘 알 수 없는 배우다.

CF에는 많이 출연해 TV에서 줄곧 그의 얼굴을 보지만 그것은 그의 이미지일 뿐이고 진짜를 알 길이 없다. 영화 외에는 다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벌써 데뷔한 지 10년이 됐는데도 이나영의 투명함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뽑은, ‘데뷔 이후 가장 변하지 않은 여배우’ 1위로 선정되었을까 싶다.

자신의 사생활을 거의 대중에게 드러내지 않고, 일이 없을 때는 매니저조차 그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알 길이 없는 배우, 어느 인터뷰에서 구두가 행사용으로 네 켤레밖에 없다고 밝힌 ‘외계적인’ 배우 이나영이 이번에 김기덕 감독의 작품 <비몽>에 출연했다. 고현정이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에 출연했다는 소식만큼 낯선 뉴스였다.

하기야 그동안 이나영의 작품 선택은 일반적이지 않은 구석이 있었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아는 여자>, 드라마 <아일랜드><네멋대로 해라> 등이 그렇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비몽>의 선택을 본다면 기실 낯설 일도 아닌 것이다.

영화 <비몽>에서 이나영이 연기한 란은 몽유병에 걸린 여자다. 란은 오다기리 조가 연기한 진이 꿈속에서 벌이는 일을 몽유상태에서 실제로 행동한다. 헤어진 옛 애인을 그리워하는 진 때문에 란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더는 만나고 싶지 않은 옛 애인을 찾아가게 된다. 란은 진을 증오하지만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엮이게 된다.

꿈이 현실인지 란이 진인지 구별되지 않는 영화, 장자가 나비인지 나비가 장자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호접지몽(胡蝶之夢)’이 모티브가 돼있는 이 영화에서 이나영은 란이라는 나비가 되어 화면을 날아다닌다.

김기덕 감독 영화 가운데 ‘가장 쉽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 영화 <비몽>에서 이나영은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관객들을 만날 것인지, 영화사를 통한 짧은 인터뷰로 그의 말을 듣는다.




<비몽>은 어떤 영화인가?

비몽은 제가 생각했을 때 한자 그대로 아닐 비(非)가 될 수도 있고 슬플 비(悲)가 될 수고 있다. 거기에 꿈 몽(夢)자가 더해져서 꿈이 아닐 수 있는 상황이거나 아니면 굉장히 슬픈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매개체로 두 남녀가 굉장히 슬픈 운명에 맞닥뜨리게 되는.

당신이 맡은 란은 어떤 캐릭터인가.

사랑에 상처를 많이 받은 여자가 어떤 한 남자의 꿈으로 인해서 몽유병으로 현실세계에서 행동을 하게 되는, 그래서 한번 더 사랑에 상처를 받고, 그게 증오로까지 갈수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한동안 쉬다가 <비몽>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다. 몽유병인 여자 또는 남자, 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게 굉장히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냥 해야 되는 작품인 것 같았다. 김기덕 감독님과 오다기리 조씨도 시나리오 느낌상 너무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서 그냥 무조건 하게 된 것이다.


오다기리 조와의 촬영은 어땠는지, 에피소드는 없었나?

저도 영화에서만 뵈었다.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본인의 캐릭터가 뚜렷하셔서 오히려 무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외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현장에서 잘 어울렸다. 굉장한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연기할 때나 촬영에 들어가기 전 눈빛부터가 다르시더라.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많이 놀랐고, 배우로서는 자극받았던 게 많았다. 긴장감도 더 생기고.

에피소드는 크랭크인 할 때부터 감기가 걸려서 모습도 더 초췌하고 목소리도 좀 더 갈라졌다. 계속 추운 날 촬영을 해서 그런지 촬영 끝날 때까지 감기가 안 나았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목소리 같은 게 연결이 돼서.



김기덕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평소 김 감독 영화 중에 좋아했던 작품은?

진짜 죄송한데, 제가 감독님 작품을 많이 못봤다. 감독님 작품들이 내용적인 것이나 좀 센 부분들이 있어서 주위에서 저의 선택에 굉장히 놀라시더라. 근데 오히려 잘 몰랐기 때문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단 배우로서 감독님의 작품에는 출연을 하고 싶었다. 감독님은, 제가 느끼기에는, 자아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증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았다. 처음 봤을 때 또 이후 몇 번 봤을 때 항상 자기에 대한 첫인상, 느낌 이런 것들을 많이 물어보셨다. 그리고 진짜 썰렁한 유머도 많이 하시고 귀여우신 면도 있고 섬세하시고 뚜렷하시고. 그래서 연기를 할 때 더 편했던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또 다른 외국배우, 감독과 촬영한다면 누구와 하고 싶은가?

케이트 블란쳇이나 하비에르 바르뎀, 윌 스미스도 재밌을 거 같고. 또 존 트라볼타도 좋고. (웃음) 그리고 이자벨 위페르. 굉장하신 분들이다. 그리고 감독님도 너무 많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아니면 팀 버튼 우디 앨런 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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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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