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만명이 눈도장 찍은 ‘신기전’의 홍일점 한은정
3백만명이 눈도장 찍은 ‘신기전’의 홍일점 한은정
  • 유성희
  • 승인 200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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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찍으면서 많이 배우고 컸어요” / 유성희



[인터뷰365 유성희] 지난 주말까지 관객 3백만명을 동원하며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신기전>의 여주인공 한은정을 만났다.

<신기전>은 세종 30년. 화포 신기전을 완성하기 위해 명나라의 방해에 맞서 싸우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은정은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신기전의 완성에 있어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여성 과학자 홍리를 연기했다.

한은정에게 있어 <신기전>은 두 번째 출연하는 영화다. 2004년 최강의 코믹 콤비 박중훈, 차태현과 함께 <투 가이즈>에 출연해 섹시한 도둑을 연기했지만 별다른 평가를 얻지 못했다.

한은정은 드라마에서 대체로 현대적이고 차가운 역을 주로 맡아왔다. 그러다가 시대극인 <서울 1945>에 출연하면서 연기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일제 치하 어두운 시절에 살아남으려 애쓰는 강인한 여성 역을 맡아, 늘 연기력보다는 외모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시간을 뛰어넘었다.

이번 <신기전>에서 조선시대 여주인공에 현대적이고 당찬 캐릭터를 입혀냈다는 평을 듣고 있는 한은정은, 계속되는 홍보 스케줄에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성공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3백만명이 그에게도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사극영화라서 연기를 비롯해 의상과 분장 등 현대극보다 신경써야 할 점이 많았겠다.

사극영화라고 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다. 아무래도 드라마 <서울 1945>를 통해 시대극을 먼저 경험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만약 <서울 1945>를 하지 않았더라면 <신기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지레 겁을 먹고, 망설였을 수도 있다. 시대극 경험으로 인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신기전>의 촬영기간만 7개월이라고 들었다. 그것도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 겨울에 촬영이 진행되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지방촬영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집에서 짐을 싸고 촬영을 나가면 보통 지방에서 열흘 이상 머무르게 된다. 여배우가 나 혼자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나 자신밖에는 없었다. 외로움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행복하고 좋은 점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식구처럼 지냈던 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반도 전체를 무대로 삼는 배경의 영화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소가 있다면?

주 촬영지가 산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기가 너무 좋았다. 청송과 완도가 공기가 좋아 기억에 남는데 완도는 좀 멀었다!(웃음) 충북 제천에서 촬영 할 때는 쉬는 날 자연산 송이를 따서 같이 나눠 먹었다. 송이 넣어서 라면 끓여먹고, 송이를 넉넉히 반찬 삼아 밥을 먹기도 했다. 그 비싼 송이를.!



영화의 유일한 여배우였다. 평소 성격으로 봤을 때 현장에서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 같은데.

내가 특별히 무엇을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내가 뭘 하느냐에 관심을 두고, 다들 크게 반응을 보이더라. 감독님께서는 내가 어깨만 살짝 주물러드려도 굉장히 좋아하셨다. 그리고 선배 배우분들은 내가 현장에 가면 ‘은정아 네가 와서 분위기가 산뜻해졌다.’며 말 한마디를 해도 기분좋게 해주셨다. 그래서인지 스스럼없이 술자리도 같이하고 어울려 지낼 수 있었다. 촬영기간에만 이렇게 잘해주는 것 아닌가 했는데, 촬영이 끝나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예뻐해주고, 배려를 해주신다.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의 작업이었다.

세 분에게는 정말 배울 점이 많았다. 일단 상대역으로 호흡을 가장 많이 맞췄던 정재영 오빠 같은 경우는 후배들에게 크게 조언하거나 핀잔을 주는 선배가 아니었다. 좋은 선배는 말은 적게 하면서 주머니는 항상 열어놓는 선배가 아닐까.(웃음) 세 분 다 나를 너무 많이 배려해주셨다. 촬영 중간에 생일을 맞은 나를 따로 챙겨주시기도 했고, 항상 맛있는 것을 사주셨다. 워낙 말씀들이 없으셨지 만 말을 많이 하는 선배보다 오히려 무게감 있고 카리스마가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도 앞으로 후배들에게 말은 적게 하고 주머니는 자주 열어두려고 한다.(웃음)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드라마와 달리 호흡이 다소 긴 영화작업만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영화가 시대물이고 지방촬영을 많이 다니다 보니 사람들끼리 돈독해진 정을 무시할 수가 없다. 정말 친오빠, 친동생처럼 지냈고, 정도 많이 들어서인지 앞으로 시대극만 하고 싶을 정도다.



8년간의 연기활동을 통해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영화는 이제 두 편을 마친 상태다. 영화 <신기전>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일단 <신기전>은 촬영을 시작하면서부터 마지막 인터뷰 일정까지 소화하며 책 임감을 가지고 임했던 작업이라 애정이 남다르다. 또한 <신기전>은 내게 큰 용기를 필요로 한 영화였다. 주연으로서의 부담감도 있었지만 워낙에 쑥스러움을 많이 타 는 내게 노출장면은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물론 과도한 노출까지는 아니었지만 그것조차 나에게는 상당한 결심이 필요했다. ‘앞으로 큰 배우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되겠다.’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수없이 했다. 기자 시사회 때 얘기했지만 ‘한은정’이라는 배우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대중들 앞에 나서는 만큼 배우로서의 의무감도 필요하다고 본다.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라 관객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이스트에 1억원을 기부한 선행이 화제였다.

오래된 얘기인데 자꾸 거론되어 쑥스럽다. 예전부터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바쁘다 보니 실천할 기회가 없었다. 카이스트에 기부하게 된 것은 엄마의 아이디어였다. <신기전>을 찍으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우주인 이소연씨를 보면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카이스트의 훌륭한 인재들을 양성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가?

내 안에는 보여줄게 너무 많은데 아직 반도 다 못 보여드렸다. 그동안 드라마를 하며 습득한 연기 노하우를 가지고 영화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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