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해결 방안
박지성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해결 방안
  • 이근형
  • 승인 200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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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해져라, 자신만의 비기를 만들어라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08-0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고 나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리그 2연패 클럽이라는 이름에 걸맞잖은 소식이 자꾸만 들려왔다. 1라운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 그리고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포츠머스를 잡더니만 자존심 대결이 걸린 세 번째 라운드 리버풀전에서는 1-2로 역전패 당했다. 이런 행보는 맨유가 ‘슬로우 스타터’ 이기 때문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더불어서 팀의 중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컨디션 난조와 그 외의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그의 빈 자리가 커져만 보였다.


이런 가운데 역시 현지 언론 및 외신은 맨유가 초반 라운드 갈지자 걸음을 걷는 이유 중 하나로, 박지성 선수의 공백을 곁들여 언급했다는 점은 꽤나 의미가 깊다. 왜냐면 굳이 우리나라 언론이 박지성 선수의 백업 전락화 및 그의 공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도, 현지에서도 역시 박지성 선수의 공백에 대해 염려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라운드 뉴캐슬과의 경기가 끝나고, 많은 언론은 “맨유가 뉴캐슬과 1-1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호날두와 박지성의 공백 때문이다” 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공식 석상에서 “박지성의 팀 합류 불가에 유감스럽다” 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이같은 사실을 받아 적은 우리나라 언론들은 당연 다음 날 헤드라인에 “맨유 수뇌부, 박지성 신임”, “박지성, 다음 포츠머스전 출장” 같은 기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맨유는 08-09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 (Pre-season) 에서 박지성 선수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차출에 대해 거부 의사를 나타냈고, 퍼거슨 감독 역시 커뮤니티 쉴드 경기와 개막전에 박지성 선수의 얼굴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표명했기에, 박지성 선수에게 무언가 미묘한 문제가 있어서 선발 출장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또한 그렇게 판단을 해도 틀릴 것은 없었다.


박지성 선수는 맨유 훈련장에서 신체에 거의 문제가 없을 만큼 훌륭한 기량을 선보였으며, 이같은 사실을 국내로 타전하는 언론들 역시 ‘박지성의 포츠머스전, 리버풀전 선발 출장’ 이라는 보도에 힘을 싣는 듯했다.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 많은 팬들 역시 박지성 선수의 선발 출장을 염원하며 경기 몇 시간 전에 확정되는 맨유 선발 라인업을 체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박지성 선수는 이후 포츠머스전, 그리고 리버풀전 모두 결장했다. 리버풀전에는 아예 백업 명단에도 없었다. 분명 전날 훈련에서 밝은 얼굴로 연습에 임하던 박지성 선수였는데 말이다.


그러자 박지성 선수의 맨유 내에서의 입지 부족과 ‘만년 백업 딱지’를 못 떼었다는 우려의 기사가 마구 쏟아져 나왔고, 역시 국민들의 생각도 언론의 보도와 일치했다. 여기에 더 힘을 싣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퍼거슨 감독의 ‘호날두 편애’였다. “어쩌면 리버풀전에서 호날두가 교체로 나올지 모른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등 온통 호날두에 대한 깊은 신임을 나타내는 발언을 했다. 그것은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에서 호날두의 공백이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직접 피치에서 증명되었으며, 불과 1라운드만 해도 호날두와 함께 묶여서 ‘맨유의 중심’ 이라고 느껴지던 박지성 선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런데도 맨유는 2008년 9월 18일 (한국 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지는 08-09 챔피언스리그 E조 비야레알과의 1라운드 경기에 박지성 선수를 선발로 투입시켰다.



주지하다시피 이미 맨유는 비야레알전을 앞두고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임하는 25명의 선수 명단에 박지성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지만, 언론의 반응은 조금 차가웠다. 이미 몇 차례 리그 경기에서 맨유가 박지성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기에, 그런 반응에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체적인 예상을 깨고, 놀랍게도 박지성 선수는 맨유의 왼쪽 윙 미드필더로 출전해 나니와 함께 양쪽 날개를 책임졌다. 역시 그는 평소 하던 대로 공수의 연결고리를 만들며 부지런히 활약했고, 후반 6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되었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도 이렇게 국제 무대에 선발 출장한 박지성 선수, 의문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박지성의 장점


08-09 시즌 국제 무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 비야레알과의 E조 1차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선발 출장한 것에 대해 아직까지 ‘왜 출전했는지’ 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쪽이 많다. 박지성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같은 국제 무대에서 항상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기록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07-08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말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비교적 안전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복귀전을 위해서 박지성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다는 말도 있다.

일단 현재 맨유의 박지성 선수를 둘러싼 그 모든 예상과 앞으로의 행방을 접어두고, 박지성 선수가 맨유의 백업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빅 매치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그러다가도 리그 경기에서는 첼시나 리버풀, 아스날 같은 강팀을 상대로 출전하지 못하는 그 이유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다. 그것은 박지성 선수의 장점과 단점 양쪽을 갈라놓고 하나하나 비교하는 것이 좋을 듯싶어, 박지성 선수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분석해보기로 했다. 매 시각 바뀌는 선발급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대 클럽에 따라 달라지는 포메이션과 작전, 그리고 이외의 사항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박지성 선수의 장점과 단점을 짚는다면 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박지성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90분 내내 체력을 최소 소진시켜서 일정한 호흡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PSV 에인트호번 시절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보여주듯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90분이 다 끝나갈 때까지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이다. 이미 박지성 선수의 체력은 대외적으로 정평이 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대표적인 별명을 '산소 탱크' 라고 붙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유럽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체력을 잘 아끼면서 경기에 임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및 아시아권에서 이렇게 영리하게 체력을 잘 정비해두고 경기를 풀 타임으로 잘 뛰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레알 마드리드 소속 수퍼스타 아르연 로번 (Arjen Robben) 의 장기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로번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면, 바로 경기장 사이드 쪽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해서 돌파하는 드리블 능력이다. 공을 놓치지 않고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이 가공할 만한 드리블 능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인된 바다. 그런데 이 장기를 박지성 선수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박지성 선수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지녔기 때문에, 그 강한 근성을 이용해서 자신의 임무인 사이드 침투를 건실하게 해내는 편이다. 우리가 예전부터 보아왔듯이, PSV 에인트호번 시절엔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임에도 꼭 왼쪽뿐만 아니라 오른쪽에까지 날렵하게 침투해서 중앙으로 드리블하는 것을 봤다. 결국 박지성 선수는 이런 기술을 이용해서 동료 선수들에게 볼을 제공하거나, 다른 동료 선수가 손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상대방 수비진을 혼란시킨다.




거기다가 박지성 선수는 드리블 키핑 능력도 수준급이다. 05-06 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중,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골 라인 근처까지 볼을 키핑하다가, 절묘한 순간에 판 니스텔로이 (현 레알 마드리드) 를 향해 어시스트를 날린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 태클을 적절히 피해서 끝까지 볼을 지키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2006년에 펼쳐진 2007 아시안컵 예선전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박지성 선수는 이란 문전 골 라인 안에서 가까스로 볼을 살려낸 다음 이란 수비진들을 휘저은 바 있다. 이런 드리블 키핑 때문에 맨유 경기에서는 “템포를 죽인다” 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것은 조금 다른 관점이지만, 박지성 선수는 경기 외적으로도 우리나라 대표팀의 상징 역할을 해준다. 그는 PSV 에인트호번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오면서 수많은 외국 선수들을 만났다. 그렇기 때문에 그로부터 형성된 외국 선수 인맥은 우리나라 선수들 중 가장 넓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영표 선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도 그렇고, 설기현 선수 (풀럼) 도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국민들이나 언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박지성 선수이기에, 그리고 국내에서 그의 이름 석자나 거기에 따라오는 영향력은 한국 축구에서 무시못하는 수준이기에, 그를 상징적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뺀다 쳐도, 박지성 선수는 대표팀 전술의 핵심이다. 예전에 어느 축구해설가가 “요즘 우리나라 대표팀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박지성이 있는 대표팀이요, 또 하나는 박지성이 없는 대표팀이다” 라고 말했다. 더해서 그는 박지성 선수를 받쳐줄 우리나라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이것은 다른 선수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박지성 선수의 실력이나 영향력 등이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서는 전술의 핵심이 되는 수퍼스타라는 말과 동일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팀은 국내파, 해외파 모두 참석하는 큰 국제 경기를 앞두고, 박지성 선수가 라인업에 포함된다면 그를 중심으로 포메이션을 짜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박지성 선수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윙포워드로 활약했지만, 한때 여론은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겨야 한다는 말도 우리에게는 의미깊게 다가왔다. 물론 박지성 선수는 윙어가 제격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격의 출발점 그리고 꼭지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적기 때문에, 아무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및 PSV 에인트호번 등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박지성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맡아야 한다는 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웨스트 브롬위치의 중심’ 김두현 선수가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짐만, 상대방 수비진들을 겁먹게 할 수 있는 선수는 아직까진 박지성 선수가 적합하다라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박지성의 단점


이제는 박지성 선수의 단점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다. 이제 여론은 오히려 박지성 선수의 장점보다도, 단점을 꼬집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근래 맨유 소속으로써 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그 자신이 실망스런 경기를 펼쳤기에, 이것 역시 박지성 선수 스스로가 개선해야할 문제일 것 같다. 먼저 요 근래부터 슬슬 보이기 시작한 대표적 단점 중 하나가 바로 공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박지성 선수의 포지션은 윙어를 모두 포함하는, 윙 미드필더, 윙포워드 등 공격적 전술을 가지고 있는 포지션들이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볼을 잡으면 자신이 없는 듯 뒤에서 받쳐주는 윙백들에게 패스하거나, 우물쭈물하다가 상대 선수들에게 뺏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예전의 발목 부상이라는 고질병이나 그리 강하지 않은 하드웨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 때문에 플레이가 많이 위축된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박지성 선수는 예전부터 그랬듯 승부의 향방을 가리는 큰 경기 아니면 평소에는 주로 뒤에서 커버해주는 역할을 맡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윙어인지 구분이 안가게 한다. 윙어라면 정력적으로 사이드로 치고 올라가서 공격에 가담해야 할텐데 말이다. 박지성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04-05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보여준 그것처럼 확실하게 돌파해야 할 것이다.



박지성 선수가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때는 바로 빈 공간을 침투해서 치고 달리는 것이고, 또한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로 상대방 수비를 허문다는 것이겠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기본적으로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 사이드에서 치고 올라와서 크로스를 날릴 때면, 참 보는 사람이 불안불안하게 만드는 경향이 다분하다. 크로스를 올려야 할 때 박지성 선수가 볼을 잡고 있으면, 다음 동작을 만들기 힘들 정도로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창 물이 오른 공격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물론 꼭 윙어라고 해서 크로스를 다 잘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윙어들은 기본적으로 크로스를 잘한다. 크로스 한 방이 경기의 스코어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크로스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짧은 패스도 박지성 선수에겐 무리다. 박지성 선수의 장기는 물론 찔러주기 패스지만, 그것이 빛을 발하는 때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적다. 박지성 선수 스스로 패싱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펼쳐진 한국과 프랑스간의 친선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 골, 2002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믿기 힘든 절묘한 결승골, 그리고 04-05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C 밀란의 철통 수비를 깨트린 놀라운 선취골 등등 박지성 선수는 중요한 순간때마다 송곳같이 날카로운 슈팅력을 선사하면서 팀의 승기를 확 살려줬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패스 능력과 마찬가지로 기본적 슈팅 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나라 공격수들이 대개 가지고 있는 골 결정력 부족과도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박지성 선수는 슛을 쏘면 그 볼은 대체적으로 골문의 다른 곳으로 빗나가기 일쑤다. 물론 평소 보통 경기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축구선수들이 흔히 겪는 실수거니 생각하겠지만, 절실히 골이 필요한 상황이고 박지성 선수에게 딱 맞는 찬스가 올 때면 그 슈팅은 여지없이 빗나가는게 문제다. 그래서 참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1-0으로 지고 있는 후반 종료 직전에 정말 좋은 기회에서 박지성 선수가 독일 골문을 향해 중거리 슛을 날렸는데, 어이없게도 붕 떠버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박지성 선수는 강인한 체력과 순간적인 돌파력에 비해 슈팅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만약 패스, 슈팅 능력을 보강한다면 순조로운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슈팅 문제에 있어서는 꽤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사안이다. 퍼거슨 감독이 왜 22세의 나이 어리고, 박지성 선수보다 커리어 면에서 현저히 부족한 포르투갈산 스피드스터 나니를 중용하는지, 그 이유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나니의 대찬 심성에서 비롯되는 위협적인 중거리 슛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것이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맨유 수뇌부가 그를 믿는 이유는 ‘공격 윙어다운’ 그의 패기가 아닐까.




맨유에서 오랫동안 등번호 13번을 가지고 있으려면


일단 박지성 선수는 결과론적으로 이번 08-09 챔피언스리그 향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비야레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그리고 성실한 플레이로 축구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점을 이끌어내며, 더불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일말의 기쁨을 선사해줬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박지성 선수의 동향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백업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언제 나올지 모른다라고 조마조마 했던 우리나라 언론도 한 시름 덜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그것은 ‘일말의 기쁨’ 일 뿐이다. 더이상 박지성 선수에게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맨유는 없다. 박지성 선수 스스로 알아서 밥상을 차려야 한다.


서두에도 밝혔듯, 어쩌면 박지성 선수의 선발 출장은 작금 맨유의 상징이자 전술의 핵심 호날두의 안정적인 복귀를 위해 깔아놓은 멍석일지도 모른다. 맨유는 언론 보도를 통해 “호날두는 맨유에 잔류한다”, “그는 맨유에게 있어서 보석같은 존재다”, “레알 마드리드의 과욕에 대해 응수하겠다” 라며 철저히 호날두를 위해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맨유의 현지 팬들 역시 한때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때문에 호날두를 미워하는 경향을 보이더라도, 지금은 호날두의 안정된 복귀와 화려한 부활을 염원하고 있는 중이다. 퍼거슨 감독이 아무리 립서비스를 통해 “오늘 밤 박지성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 라고 칭찬을 해도, 그의 시선은 호날두에게로 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년 백업 멤버로 전락하던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윙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는 08-09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뉴캐슬의 오바페미 마틴스에게 헌납한 골에 복수하는 천금의 동점골을 터트렸다. 역시 이 기세를 몰아서 두 번째 포츠머스와의 경기에서도 플레처는 골망을 시원하게 뒤흔들었다. 그리고 이번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도 이번엔 윙 미드필더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로 출장,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여기에 오언 하그리브스 역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통해 윙어로써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르바토프가 맨유의 대표적 공격수로서 본격적인 수면 위에 떠올랐다.


경기에 출장하는 때마다 지금처럼 하던 대로 공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며 부지런히 뛰어라.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윙 미드필더로서의 공격적인 모습을 자주 어필하라. 개인 훈련에서 슈팅 능력을 다지고, 전술 훈련에서 자꾸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라. 자고로 윙어는 대담하게 공격에 나서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그리고 자신의 ‘땅볼 패스’ 능력을 더욱 심화하여, 그것이 곧 맨유 내에서 ‘박지성’ 하면 딱 떠오르게 만드는 자신만의 비기로 발전시켜라. 오언 하그리브스는 오른발 프리킥 능력을 키워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었고, 플레처 역시 선발 출장한 기회를 두 경기 연속골로 보답하며 지금 신임을 받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선취 골을 터트리고,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혁신적 윙어로 활약하던 박지성 선수 역시 해낼 수 있다.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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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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