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인터뷰] god 다섯 남자들의 아주 솔직한 고백
[그때 그 인터뷰] god 다섯 남자들의 아주 솔직한 고백
  • 정홍택
  • 승인 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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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벌었어도 우린 돈이 없어요” / 정홍택


그룹 god는 해체됐다. 하지만 우리는 건실하고 유쾌한 다섯 남자들을 여전히 기억한다. 김태우(리드보컬). 데니안(랩), 박준형(랩, 리더), 손호영(보컬), 윤계상(보컬,랩).

솔로로, 연기자로 또는 군인으로 각자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god 멤버들은 초년 고생이 많았다. 2년 동안 합숙하며 맹훈련을 하는 동안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수도와 전기가 끊겨 고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다섯 남자들은 멋지게 데뷔에 성공했고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1999년 1집부터 2005년 7집을 내기까지 만 6년을 정상의 자리에서 탈 수 있는 갖가지 상을 탔다. 그러면서도 그들에게는 인기 스타의 거만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전히 친근한 이웃 청년들 이미지를 고수했다.

이 인터뷰는 god가 인기 절정에 있었던 때, 2001년 ‘길’을 타이틀곡으로 한 4집 앨범을 발매한 후 이뤄진 것이다. ‘길’은 그해 방송대상 가수상, 골든디스크상 등을 수상하는 빅 히트를 쳤다.

최고의 자리에 서있으면서도 이 다섯 남자들은 여전히 겸손하고 소탈하고 젠 체하지 않았다. god가 오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은 이유를 이 인터뷰를 보면서 새삼 알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365 정홍택] “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저씨라고 부를까요?” 박준형이 손바닥을 내 쪽으로 내밀며 물었다. “아저씨보다 형님이 낫지 않을까? 친근감이 느껴지잖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답변이 돌아왔다. “얘들은 안되겠지만 저는 그래도 되겠네요. 올해 서른셋이거든요.” 그룹 god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솔직히 말해 대마초에 호기심이 있었죠. 한 번도 피워본 적은 없지만요. 다행히 친구들 중에 대마초를 피우는 애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모양입니다.”


요즘 연예계에 유령처럼 떠도는 히로뽕 투약과 대마초 흡입에 대한 그들의 입장이다. 60~70년대 대마초 사건으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줄줄이 구속될 때와는 상당히 다른 발언이다. 당시 ‘호기심’이라는 표현을 솔직히 드러낸 연예인은 없었다. 항상 불안하고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더구나 god는 네 번째 앨범 <길>을 내놓고, 그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인기라는 ‘괴물’은 중압감 덩어리다.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 듯하다. 손호영과 김태우는 스스로 술꾼이라고 밝힌다.


“매우 엄하신 아버지한테 술을 배웠어요. 주량은 잘 모르겠어요. 취해본 적이 없거든요.”


나머지 3명은 술을 입에 대지도 못한다.


“게임을 하죠. 스타크래프트 같은 거요. 한참 몰두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지요”.(윤계상)


“먹는 게 즐거워요. 닥치는 대로 입에 넣죠.”(데니 안)



가만히 듣고 있던 박준형이 “얘, 먹는 거 보면 무서워요. 어휴”하며 손사래를 치고는 “신나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그들은 틈나는 대로 폭죽을 잔뜩 사가지고 한강둔치에 마가 마구 쏘아 올린다.


“속이 후련해져요. 그런데 이거 걸리는 거 아닌가요?”


누군가의 말에 폭소가 터진다. 걸리는지 안 걸리는지 모르겠지만 폭죽처럼 통통 튀는 그들의 솔직함이 마음에 든다. 게임도 없고, 먹는 것도 시원찮고, 폭죽은 아예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이어서 술 이외에 달리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던 옛날 연예인들이 문득 ‘불쌍하게’ 여겨졌다.


“솔직히 말해서 왜 남의 문화를 간섭하는지 모르겠어요. 자기들도 이상한 음식 많이 먹으면서... 저희도 먹지는 않아요.”


FIFA가 보신탕을 문제 삼았다는 보도에 대한 그들의 의견이다. 그들은 말을 시작하기 전에 꼭 ‘솔직히 말해서’를 앞세운다. 그만큼 이날 대담은 ‘솔직 인터뷰’였다.

그들도 한때 고생이 심했다. 1997년 일산에 캠프를 차리곤 근 2년 간 연습할 때다. 돈을 내지 못해 전기와 수돗물이 곧잘 끊겼다. 남몰래 모텔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을 씻고, 한두 끼는 건너뛰기 예사고...


“솔직히 말해서 무지무지 고생했어요. 다시 그렇게 하라면 못할 거예요. 지금은 나이에 비해 엄청나게 큰돈을 벌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돈이 없어요. 아버지들이 관리하시고 용돈 타서 쓰고 있어요.”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확실히 구상하고 있다. 음반 프로듀서,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 스포츠 비즈니스... 이 대목 역시 30~40년 전 연예인들과 크게 다르다.



대담이 끝나고, 사진을 찍고 나서 그들은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로 몰려갔다. 나도 덩달아 달려갔다. 6명이 꼬치를 하나씩 입에 물었다. 오후 5시, 속이 출출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유쾌한 젊은 친구들과 먹으니까 유난히 맛있었다. 참 재미있는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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