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과 힙합이 난장판을 벌인다! ②
록과 힙합이 난장판을 벌인다! ②
  • 이근형
  • 승인 200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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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 비즈킷의 Break Stuff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림프 비즈킷과 힙합 아티스트의 환상적인 콜래보레이션은 결국 Significant Other라는 랩 메탈의 히트 상품으로 귀결되었고, 덧붙여서 Break Stuff의 뮤직비디오를 생산하며 그들의 필수불가결적인 관계가 대중들에게 증명되었다. Break Stuff 뮤직비디오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 이렇게 긴 글까지 써가며 언급하는가 갸우뚱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분명 값지게 언급되어야 하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림프 비즈킷 멤버들과 세계적인 힙합 아티스트들, 그리고 영화배우에다가 콘의 보컬 조나단 데이비스까지 속속 등장한다. 눈이 즐겁지 아니한가.


웨스트 코스트 힙합계를 꽉 쥐어잡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 힙합을 주물럭 하고 있는 갱스터 랩의 1인자 닥터 드레, 웨스트 코스트의 전설적인 황제 투팍 샤쿠르의 절친한 관계이자 영향력 하면 둘째가라면 서럽기로 소문난, 모든 음악에 있어서 개방적인 힙합퍼 스눕 독, 그리고 1995년 힙합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백인 힙합’ 이라는 다소 생소한 명칭을 메이저로 올려보낸 입신양명의 주인공 에미넴까지... 이들을 모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액수의 돈이 필요하며, 또 얼마나 멋진 공연장을 대관해야 하는 것일까.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앵글에 담으려면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은 림프 비즈킷의 프레드 더스트가 그간 쌓아온 인맥, 그리고 그의 영향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에미넴은 림프 비즈킷 2집 앨범에 몇몇 곡들을 피처링 해줬다. (물론 나중에 프레드 더스트와 에미넴이 대판 싸워서 둘의 관계가 소원해졌지만)


가장 먼저 앵글에 잡히는 분은 바로 스눕 독 되시겠다. 그는 한 두 구절만 부르지만(사실 모든 힙합퍼들이 다 Break Stuff의 한 구절씩만 부르고 퇴장하는 식이다), 이마에 띠를 두르고 상의부터 하의까지 온통 진(jean) 의류 일색으로 차려입은 그가 프레드 더스트와 함께 힙합퍼 특유의 액션(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을 흔드는 식의 행위)을 취하며 Break Stuff의 랩을 뱉어내는 장면이 나올 때, 보는 이들은 모두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다. 스눕 독이 나와서 이렇게 림프 비즈킷의 뮤직비디오를 장식해주다니. 물론 이 문장은 림프 비즈킷에 심하게 빠진 마니아들에게 국한된 것이고, 여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눕 독 특유의 오지랖(?)을 아는 힙합 골수 팬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또 감사하게도 스눕 독은 Break Stuff의 첫 번째 후렴구까지 불러주며 멋지게 퇴장한다. 그 후렴구를 부를 땐, 힙합퍼 특유의 두 번째 특유의 액션 (거만하게 두 팔을 벌리며 콧방귀 뀌는 듯한 행위)를 취하며 카메라 원샷을 제대로 받는다. 그럼 두 번째로 등장하는 세계적 힙합퍼를 알아보겠다. 바로 닥터 드레다. 닥터 드레는 딱 자기의 이미지에 맞게 나오는데, 바로 검은색 리무진에 탑승한 채 창문을 열고 Break Stuff의 후렴구를 부르는 것이다. 닥터 드레 특유의 반 삭발 헤어스타일에다가 그의 비교적 밝은 피부를 더욱 더 돋보이게 만드는 빨강색 티셔츠는 검은색 리무진과 함께 시각적인 균형을 이루게 한다. 정말 정말 아쉬운 것은, 스눕 독처럼 두 컷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딱 한 컷만 나온다. 그래도 어떠하고 저래도 어떠하리. 어쨌거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주고, 림프 비즈킷 음악에 큰 일조를 해줬으니 제 역할 다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에 등장하는 인물은 에미넴이다. 사실 이 부분은 이 뮤직비디오를 잘 모르고 본 사람들에게 있어서 굉장한 탄성을 지르게 하는 것일 테다. 왜냐면 에미넴은 힙합의 호불호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관심있어 하고, 말 그대로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는 월드 스타이기 때문이다. 에미넴은 박박 깎은 삭발 스타일에다가 이마 쪽으로 한 쪽 면에다가 스크래치를 그어서 “나 까칠하다!” 라고 윽박지르는 듯하다. 목에는 쇠목걸이를 찼고,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


사실 에미넴이 이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스타일은 크게 주목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그를 놓치지 말아야할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제대로 ‘힙합다운’ 액션이다. 두 손을 카메라 앞에다가 마구 쏘아붙이면서 보는 이의 신경을 건드리고, 마지막 모션에는 카메라를 손바닥으로 가리며 행패 (?)를 부리는 것이다. 과격한 힙합퍼들의 단면을 그 짧은 시간 안에 다 보여주는 것이 되겠다. 물론 이 곡은 출연진들이 립싱크로 부르지만, 에미넴의 쉴새없이 씰룩이는 입술을 잘 따라가다보면, 왜 그의 랩핑이 굉장힌 스피드를 자랑하는지 알 수 있다.


Break Stuff 뮤직비디오에는 너무나도 쟁쟁한 힙합퍼들이 등장하기에, 이 분의 출연을 좀 작게 표현한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다. 소개하겠다. 림프 비즈킷을 지금의 위치에까지 이르게 한, 랩 메탈의 스타이자 독보적 음악관을 구축하고 있는 ‘마왕’ 조나단 데이비스다. 프레드 더스트와 조나단 데이비스는 친한 형, 동생 관계를 유지하며 일명 ‘콘 패밀리’ 라 불리는 엄청난 집단 (림프 비즈킷, 콘, 데프톤즈 등이 어마어마하게 뭉친)을 형성하고 있기에, 서로의 음악을 도와주는 것은 불문율이다. 콘의 3집 Follow The Leader의 노래 All In The Family에서 프레드 더스트가 피처링 해줬다면, 콘은 바로 Break Stuff에서 림프 비즈킷을 도와줬다. 조나단 데이비스는 뮤직비디오 후반부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면서 프레드 더스트와 함께 폭소를 유발하는 상황극을 연출한다.


글이 마지막으로 달려가는 가운데, 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들을 짚어보도록 하겠다. Break Stuff의 뮤직비디오에는 정말 다양한 출연진들이 나오는데, 세계적인 힙합퍼들과 조나단 데이비스를 제하더라도 참 특이한 사연의 출연진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과감하게 티셔츠를 목까치 치켜올리며 가슴을 드러내는 여성 (다행히도 브래지어를 했다!), 욕설이 난무하는 Break Stuff의 랩핑을 립싱크하는 과감한 남자 아이, 프레드 더스트처럼 모자를 거꾸로 쓰고 빅 사이즈 티쳐스를 입은 사나이, 프레드 더스트의 지도 아래 고사리 손가락을 카메라에 들이대며 ‘욕설 가사’를 따라하는 예쁜 여자 아이, 그리고 세스 그린 (Seth Green), 폴리 쇼여 (Pauly Shore) 같은 유명 영화배우들까지... 근데 참 아쉽게도 세스 그린이나 폴리 쇼어는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그리고 표정을 너무 익살맞게 지어서 보는 사람에 따라 구분이 잘 안 갈 수도 있다.


Break Stuff의 뮤직비디오는 스케이트 보더들이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해놓은 어느 어두운 창고에서 진행되었는데, 바로 이 배경이 Break Stuff의 힙합적인 분위기, 그리고 림프 비즈킷의 음악관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Break Stuff 뮤직비디오는 진행되는 내내 스케이트 보더들이 코스를 신나게 질주하며 아슬아슬한 점핑을 보여주고 있는데, 장면 도중에는 아예 림프 비즈킷 멤버들이 스케이트 코스 위에 올라가서 힙합 댄스를 추고 있는 것도 있다. 특히 이 뮤직비디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마지막에 가서 어느 스케이트 보더가 현란한 공중 점프를 한 다음에 코스 바로 앞에 앉은 프레드 더스트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믿기지 않는 장면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바로 이렇게 림프 비즈킷은 Break Stuff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아찔한 스케이트 보드 문화를 선보이는 동시에, 스케이트 보드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힙합의 요소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다 알 듯이, 스케이트 보드 하면 역시 힙합 뮤직 아닌가.




힙합의 모습을 숨길 수 없는 림프 비즈킷, 변명해도 소용없는 마지막 장면


림프 비즈킷 멤버들은 Break Stuff 뮤직비디오에서 각자에 맞는 상황극을 짰는데, 역시 가장 많은 원샷을 받는 멤버는 프론트맨 프레드 더스트다. 그 외에도 샘 리버스(베이스), 존 오토(드럼), DJ 리설(턴테이블), 웨스 볼랜드(리드 기타)가 적절하게 앵글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각자의 연기를 충분히 소화하고 있지만 이 점에서는 공통적으로 한 통속이다. 바로 힙합 댄스를 춘다는 것이다. 프레드 더스트는 두말할 필요 없이 랩핑을 던지면서 두 손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흔들어대고, 어깨를 들썩이며 상체를 흔드는 전통적인 힙합댄스를 추고 있다. 고릴라 분장을 한 웨스 볼랜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기타를 연주하면서도 내내 두 발을 동동 구르며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아예 후반부 장면에서는 웨스 볼랜드, 프레드 더스트가 DJ 리설이 턴테이블링을 하는 DJ 박스에 서서 재미나게 턴테이블링 하는 시늉을 낸다.


물론 림프 비즈킷은 ‘록그룹’ 이라고 말할 수 있고, 아무리 그들의 음악이 힙합에 근거를 두었다 해도 전형적으로 록그룹의 기본적 형태를 지녔기에,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는 굉장히 록적인 모습을 자아낸다. 앞서 등장했던 그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창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림프 비즈킷 멤버들도 같이 밖으로 나오는데, 어느새 그 많은 사람들은 림프 비즈킷의 이동 차량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간의 행렬을 이룬다. 프레드 더스트는 바로 그 이동 차량 위에 올라타서, 수많은 인파 가운데에서 Break Stuff의 마지막 후렴구를 부르며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점핑을 하며 환호하고, 보컬이 그 인파의 중심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형태는 우리가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 같은 대형 록 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제야 좀 림프 비즈킷이 록그룹다운 듯하다.


하지만 림프 비즈킷은 자기네 음악의 근저인 힙합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마지막엔 이렇게 과연 록그룹다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도, 끝까지 그들은 ‘록을 하는 힙합 밴드’ 라는 칭호를 들을 만하다. 프레드 더스트는 이동 차량 위에 올라서고도 여전히 두 다리를 모았다 폈다 하는 식의 힙합 댄스를 추고 있고, 많은 인파 속의 장면 중간 중간에 나오는 림프 비즈킷 라이브 무대 장면에도 프레드 더스트는 손가락을 카메라에 들이대면서 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라. 장면 도중에 등장한 어느 엑스트라의 우스꽝스러운 ‘각기 댄스’, 또한 한창 코스에서 스케이트 보더들이 스케이팅을 즐기고 있을 때, 림프 비즈킷 멤버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노래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장면들 말이다.


랩 메탈의 ‘힙합 오마주’ 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드러난다. 근데 참 세상 많이 변했다. Walk This Way 라이브에서는 런 DMC와 에어로스미스의 합동 세션이 그렇게 불협화음인데, 랩 메탈이 대중화된 현대에 들어서는 이렇게 림프 비즈킷과 세계적 힙합퍼들의 콜래보레이션이 참 다정해 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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