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한 장이모우 감독의 힘
우리를 슬프게 한 장이모우 감독의 힘
  • 김두호
  • 승인 200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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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을 사로잡은 영화적 상상력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8일 밤 8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을 뉴스로 전한 세계의 매스컴은 ‘사상최대’ ‘지상최대’라는 찬사를 늘어놓았다. 2천여 명의 조련된 젊은 남녀와 첨단 기술의 합성으로 중국 5천년 역사의 대표적인 문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환상의 개막쇼가 장이모우의 작품이라는 것을 13억 중국인들은 자랑하고 있다. 중국의 꿈을 성취해 준 영웅으로 장이모우가 올림픽제전 앞머리를 장식한 것이다. 장이모우의 매직 쇼에서 돋보인 것은 70m짜리 두루마리로 나타낸 전자 스크린이다. 영화감독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었고, 영화감독이 만들어 낸 한편의 영화였다.



9만7천명의 관중과 90여 개국 정상들이 현장을 지켜보며 흥분에 빠진 거대한 축제를 영화감독이 연출했다는 것은 영화인이 이 시대의 문화를 움직이는 꿈과 창조의 아이콘이라는 생각까지 할 수 있게 한다. 20세기를 마감하던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이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최대의 발명품은 영화였다”라고 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장이모우를 불러와 그와 함께 서울의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기념 오페라 <투란도트>를 총감독했던 테너 박현준 씨는 “장이모우의 머리에는 온통 영화로 가득 차 있다. 오페라를 연출해도 영화적인 틀 안에서 그림이 그려졌다”고 그를 기억했다. 그의 이번 개막식 그림도 <투란도트>의 연출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았다.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명성의 장이모우를 뛰어난 영화 인물로 평가하고 그의 작품세계나 이력을 들춘다는 것은 새삼스럽기 짝이 없다. 1988년에 만든 <붉은 수수밭>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그의 작품과 마주친 관객이면 충격의 붉은 색감과 소리의 전율, 그리고 공산주의가 살아 있던 중국사회의 고발적인 일면을 보며 중국에 이런 영화감독이 있었던가를 기억했을 것이다. 그는 활동초기부터 그렇게 영화적인 고집과 집념이 특별한 데가 많다. 국민당원 출신의 아버지로 인해 문화혁명 때 베이징에서 가족과 추방된 일이며 관료주의에 대한 고발적인 영화작업으로 기관의 미움을 산 때도 있었지만 이제 그의 재능을 정부가 소중하게 받들어 모시고 있다.



‘사상 최대의 올림픽 개막 제전’을 연출한 총감독 장이모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영화인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관심과 지원이다. 대중을 움직이고 문화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누구보다 재미있게 찾아낼 줄 아는 그들에 대한 활용도가 우리에겐 인색하고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화적 관점은 꿈을 만드는 상상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예를들어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도 건축가보다 영화인의 생각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영화가 영상과 시각문화의 모태가 된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우리 사회가 중국 정부의 품속에서 세계적인 인물이 된 장이모우를 바라보니 화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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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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