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만 안겨준 림프 비즈킷
실망만 안겨준 림프 비즈킷
  • 이근형
  • 승인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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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볼랜드의 재탈퇴 등 불협화음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지난 2003년 발표한 림프 비즈킷의 [Results May Vary]는 그들의 영광을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가 참여하지 않은 앨범이다. 그를 대신해 ‘스낫(Snot)’ 출신의 마이크 스미스가 기타를 맡았던 이 앨범에서 진정한 림프 비즈킷의 면모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랩코어나 랩메탈을 과감히 던지고, 얼터너티브메탈과 포스트그런지로 나아간 흔적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곡에서는 여전히 랩핑을 마구 던지는 프레드 더스트를 발견할 수 있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림프 비즈킷을 외면하는 팬들이 있었다. 프레드 더스트는 이 앨범이 자조적인 음악과 좀 더 록음악의 본질에 다가간 성토적 작품이라고 말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림프 비즈킷 멤버들이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앨범’으로 꼽는다하니 실패작임은 분명하다.


그렇게 잠시 팀을 떠났던 웨스 볼랜드가 2005년 다시 합류했다. 웨스 볼랜드는 림프 비즈킷 및 프레드 더스트를 향해 “돈에 눈이 먼 그룹”이라고 비난하며 팀을 박차고 나왔었다. 그것은 곧 림프 비즈킷의 음악적 항로가 불안에 빠졌다는 방증이었고 멤버 간 불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림프 비즈킷이나 웨스 볼랜드나,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림프 비즈킷은 얼마 안가서 마이크 스미스를 내보내고 다시 웨스 볼랜드를 호출했고, 웨스 볼랜드 역시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팀에 합류했다.


림프 비즈킷은 웨스 볼랜드 덕택에 펑키한 리듬 속에서 힙합과 록을 잘 배합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웨스 볼랜드는 개인적 프로젝트 앨범이나 림프 비즈킷 시절 종종 들려줬던 사이키텔릭한 트랙에서 나타나듯 무조건 밀어붙이는 기타 리프만 하는 게 아니라 정교한 기타 리프도 구사한다. 한마디로 그는 하드코어 록그룹에서 필요한 그루브감 넘치고 펑키한 기타 연주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록그룹의 기타리스트가 지녀야 할 미덕-개인만의 솔로 연주 실력 및 다른 장르에서도 통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정확하게 증명해주는 것이 바로 웨스 볼랜드가 다시 합류해 내놓은 EP앨범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2005)일 것이다.


웨스 볼랜드는 림프 비즈킷의 전성기 시절 세 장의 앨범에서 종종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주를 들려준 바 있다. 하지만 앨범의 트랙 중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듣는 이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그루브감이 넘치다 못해 아예 힙합 트랙의 연주처럼 들리는 펑키한 기타연주였다. 따라서 그의 기타실력에 대한 반문이 많았다. 그러던 그가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에서는 80년대 메탈 시대를 연상시키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기타 리프로 청자의 귀를 마구 공격한다. 또한 네크를 자유자재로 비벼가며 노이즈 사운드를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다.




부활을 예고한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


팬들 및 평단은 ‘림프 비즈킷이 다시 랩 록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랩 록의 정석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스타일로 방향을 틀어 앨범을 내놨다’고 환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분분하다. 림프 비즈킷 특유의 피폐한 핌프록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만큼 랩 록으로 변모한 것이 어디냐며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림프 비즈킷이 다시 '랩핑'을 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았다는 점이다.

프레드 더스트는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에서 공격적인 랩핑과 사회적 현안에 대한 맹렬한 풍자로 일관했다. 그것은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일수도 있고,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 랩록의 정석임을 인정하는 동시에, 랩록으로 돌아갈 길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외치는 것이기도 했다.

조직력이 더욱 강화된 세션, 특히 웨스 볼랜드의 진일보한 기타 리프는 림프 비즈킷이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을 오마주하는 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됐다. 비록 이 앨범에서 프레드 더스트만이 해낼 수 있는 ‘힙합퍼 같이 딱딱 들어맞는 플로우에 기반을 둔 랩핑’이 희석되었다 하더라도, 랩록으로 무사히 돌아온 것은 다행이었다.




그런데 림프 비즈킷은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우선 림프 비즈킷은 자칭 타칭 세계적 밴드이며, 지금껏 그들이 해왔던 퍼포먼스는 누가 봐도 랩 록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문화유산이었다. 이를 바꿔 말하자면 이 앨범에서는 림프 비즈킷만의 참다운 면모가 상당부분 실종되었다.

또한 EP앨범을 내놓기보다는 아예 정규 앨범을 하나 냈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7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EP앨범으로 급하게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이후 ‘차기 앨범에 대한 늑장 대응’ 및 ‘웨스 볼랜드의 재탈퇴’ 등 좋지 않은 소식이 겹치면서 오히려 실망감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떠한 불협화음이 있기에 기껏 돌아온 웨스 볼랜드가 팀을 내동댕이치듯 재차 탈퇴한 것일까. 또한 2005년 이후 차기 앨범을 내겠다고 공언만 해놓고 차일피일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현재 유투브에는 림프 비즈킷 자체 내에서 만든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2] 광고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동영상 자체만 보면 당장이라도 차기작을 내놓을 태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본격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림프 비즈킷은 반드시 이 EP앨범의 끝마무리를 잘해야 할 것이다. 이미 그들은 2001년 리믹스 앨범 [New Old Songs] 재킷에 “2002년에 새 앨범이 나온다”며 홍보했다가 실천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과연 이번에는 약속을 지켜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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