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의 행운 놓친 박중훈
할리우드 톱스타의 행운 놓친 박중훈
  • 김두호
  • 승인 2008.06.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탁월한 연기력과 순발력에 할리우드가 감탄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영화배우 김명곤은 ‘배우’보다 우리말인 ‘광대’란 말을 좋아한다. 영화배우 중 ‘타고난 광대’로 부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연기자라면 박중훈을 빼놓을 수 없다. 연예인이 나올 수 없는 가문에서 자라난 박중훈은 일찍 자신의 끼를 감추지 못해 직접 감독을 찾아다니며 진로를 개척한 입지전적인 배우다.

데뷔시킨 이황림 감독이 <깜보>를 준비하면서 박중훈과 김혜수를 처음 소개했을 때 필자는 기사를 통해 기대되는 재목이 등장했다는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그 박중훈의 뛰어난 연기자적 기량이 일찍 할리우드로 건너갈 수 있었다면 아마도 세계적인 스타가 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따른다. 실제 그런 기회가 있었다.


1996년 말 박중훈은 대우시네마가 제작비 일부를 투자한 미국 오라이언영화사 제작 <아메리칸 드래곤>이란 액션영화에서 마이클 빈과 공동 주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박중훈의 <투캅스>를 본 랠프 헤미커 감독 등 할리우드 영화 스태프들이 자신있게 박중훈을 캐스팅했고 당시 국내 최대 영화자본인 대우시네마가 선뜻 합작 형태로 제작비 일부를 부담했다. 그와 공연한 마이클 빈은 <터미네이터>와 <더 록>으로 흥행스타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필자가 <아메리칸 드래곤>의 로케이션 장소인 캐나다 뱅쿠버로 직접 찾아가 현장 취재를 할 때 헤미커 감독이 주연배우 박중훈을 이렇게 평가했다.


“팍중(감독은 박중훈을 그렇게 불렀다)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말론 브랜도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아시안계는 이소룡이나 성룡 정도밖에 모르지만 이제 팍중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투캅스>를 보고 느낌은 받았지만 역시 연기력 순발력에서 최고 수준의 배우다.”



헤미커 감독은 TV 영화로 명성을 쌓아 <덤 앤 더머>를 만든 오라이언에 의해 영화로 진출한 30대의 신예로 ‘팍중’과 함께 할리우드의 스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꿈에 들떠 있었다. ‘할리우드 스타 팍중’을 눈앞에 두고 있던 박중훈은 미국 유학으로 익힌 영어 구사 능력도 연기활동에 전혀 불편이 없었다. 그는 상상할 수 없는 할리우드 주연배우의 대접을 받고 있었다. 피부색이 다른 투캅스의 활약상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매우 위험한 폭발 장면들이 많다. 우선 그를 대신해 위험한 역을 감당하는 일본 출신 대역배우(Body double)가 붙어 다녔고 침실과 응접실이 있는 아파트형 이동 트레일러와 촬영기간 운전기사, 보디가드, 전담 스케줄맨, 대사 교정 코치 등 10여명이 그의 시중을 들었다. 80여 명의 스태프 중 누구든지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는 조건도 계약에 포함돼 있었다. 숙소도 스위트룸보다 더 비싼 특급호텔의 팬트하우스였다. 그와 인터뷰도 밴쿠버의 야경이 은하의 물결로 출렁이는 전망 좋은 팬트하우스에서 시작했다.


“한국 배우에게는 꿈같은 것들이지만 이들에게는 주연배우에 대한 일상적인 대접에 불과하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들의 Time is money 철학이다. 철저한 스케줄 유지, 전문 분업화 된 조립식 신속한 작업 방식 등이 알고보면 모두 시간을 절약하고 그것을 돈으로 생각하는 무서운 정신이 깔려 있다.”



박중훈은 그 영화가 크게 빛을 보았다면 아마도 할리우드로 활동무대를 옮겨 참으로 만나기 힘든 세계적인 스타로 인기를 누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