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여름은 태양과 해변과 공포영화의 계절이다. 허리우드 뿐 아니라 한국의 영화공장 충무로가 이것을 모를 리 없기에 매년 여름만 되면 장마보다도 더 거세게 공포영화들이 스크린 위로 ‘쏟아져’ 내린다. 금년만 해도 <전설의 고향>을 시작으로 <해부학교실><므이><기담><두 사람이다>등의 공포영화가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다. 공포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여름 더위를 싹 씻겨주는 듯한 오싹함으로 인해 체감온도를 15도쯤 낮춰주면 그 임무를 다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뷰365는 한국의 영화인들, 평론가들, 자료학자들을 통해 이 한국 공포영화의 역사를 가능한 시시콜콜 하게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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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의문은 과연 ‘한국 최초의 공포영화는 어떤것?’ 인가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용민 감독이 1965년도에 만든 <살인마>라는 영화가 최초의 작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과연 그럴까? 확인을 위해 ‘걸어 다니는 한국영화역사 사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정종화 편집위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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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볼 수는 없어요. 다른 영화라면 모를까 이용민감독의 <살인마>라는 건 어불성설이죠. 아마 젊은 세대들이 제목만 보고 그렇게 단정하는 거 같은데 내가 볼땐 한국최초의 공포영화는 1924년에 김영환 감독이 만든 무성영화인 <장화홍련전>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정종화 인터뷰365 편집위원
애석하게도 스틸사진 자료 한장 남아있지 않은 이 <장화홍련전>은 모두가 알다시피 작자미상의 조선시대 소설을 모티브로 한다. 이 <장화홍련전>은 모든 스탭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최초의 작품이라는 영예도 가지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배좌수의 딸 장화 홍련은 계모의 학대로 인하여 억울하게 죽는다. 원한에 맺힌 장화는 원귀가 되어 고을 사또에게 밤마다 나타나서 한을 풀어 줄 것을 간청한다. 사또는 장화의 죽음의 원인을 계모로부터 실토시키고 그를 엄벌에 처하고 장화의 원한을 풀어준다...
1936년에 리메이크 된 <장화홍련전>
<장화홍련전>은 1936년, 1956년에 연속적으로 리메이크 되고 내용은 바뀌었지만 2000년대에 김지운감독의 <장화,홍련>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최초의 공포영화는 1924년 김영환 감독의 <장화홍련전>으로 기록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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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이용민과 1960년대 공포영화의 르네상스 >가 이어집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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