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33) 보석 소행성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는 우주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우주여행이 일상화되고, 달과 화성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지구에서는 희귀 광물이지만, 우주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광물질을 활용하는 여러 가지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와 가까이 떨어져 있는 소행성의 희귀 광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우주자원의 소유권 논쟁도 제기되고 있다.
소행성은 목성 궤도 및 그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다. 태양계 밖에서도 소행성을 정의할 수는 있으나, 당분간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태양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소행성은 세레스이며, 일부 소행성은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가스로 된 코마나 꼬리가 없다는 점에서 혜성과 구분되지만, 일부 소행성은 과거에 혜성이었다.
현재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 센터에 등록된 소행성의 개수는 약 150만 개다. 이 중 값비싸고 희귀한 광물로 이루어진, 일명 ‘로또 소행성’을 찾으려는 국가와 민간 기업의 우주 탐험이 본격화하고 있다. 소행성 채굴은 미국의 과학자 브라이언 오리어리 박사가 1977년 사이언스지에 최초로 기고한 개념이다. 당시에는 막연한 꿈같은 얘기였지만, 이후 우주 관측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의 주장도 점차 힘을 받기 시작했다.
자원을 캐내고 지구로 수송할 수 있는 기술력만 갖춰진다면 소행성 채굴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가히 천문학적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자 몇몇 국가들은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라는 기조 아래 우주 자원의 소유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3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탐사선 ‘프시케’를 발사했다. 6년에 걸쳐 35억㎞의 대장정을 떠나는 이 탐사선의 목적지는 같은 이름의 소행성 ‘16 프시케’다. 16 프시케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지대에 있는 지름 226㎞의 금속형(M-형) 소행성으로, 철과 니켈, 금과 같은 귀한 광물로 뒤덮여 있다. NASA가 추산한 16 프시케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1000경 달러이다.
민간이 이끄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소행성 채굴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미국의 소행성 채굴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는 지난 2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첫 탐사선 ‘오딘’을 실어 보냈다.
거대한 가방으로 소행성을 포획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미국 우주 스타트업 트랜스 아스트라는 작은 암석부터 집 크기의 소행성까지 감쌀 수 있는 ‘캡처 백’을 개발 중이다. 캡처 백은 무중력과 진공 상태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된 팽창식 구조물이다. 캡처 백은 강철보다 강력한 ‘슈퍼 섬유’ 케블라와 알루미늄을 활용해 제작됐고, 목표물 근처에 투하하면 스스로 부풀어 올라 물체를 감싸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밖에 미국 오프 월드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을 활용한 소행성 채굴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의 오리진 스페이스는 2021년 4월 ‘NEO-1’ 위성을 발사해 고도 500㎞의 태양 동기 궤도에서 소행성 포획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여러 국가와 기업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소행성에서 자원을 얻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소행성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주 자원을 손에 넣게 될 경우 그 소유권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1967년 체결돼 전 세계 11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우주 조약’은 특정 국가나 단체가 천체를 점유 혹은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영토에 한정될 뿐, 자원 채굴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주 조약 자체도 강제 집행을 위한 기구나 위반 시 제재 수단이 없어 회원국의 자발적 준수에 기대고 있다.
회색 지대를 틈타 미국과 룩셈부르크, 일본 등은 ‘우주자원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우주개발진흥법’의 경우 약 50년 전 우주 조약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민간 기업의 우주개발 활동을 지원 및 보호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주 산업 전체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보석 소행성 251501P’을 그리고, 시 ‘우리의 친구 보석 소행성’을 썼다.
우리의 친구 보석 소행성
사십육억 년 전 우리은하의 한 모퉁이에서
크나큰 울림과 떨림이 일어나
태양이라는 귀여운 샛별이 태어나고
우주의 남은 물질들은 샛별을 중심으로
서로 뭉치고 합하며 행성과 위성으로
자기 분수에 어울리는 자리를 잡았지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보석과 희귀 광물로 그득 찬
떠돌이가 된 소행성들이 모여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네
인류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아름다운 친구 보석 소행성이여!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