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선풍기 사회

2026-08-27     김지수 칼럼니스트
AI로

선풍기 사회 / 김지수

저녁 아홉 시 오십구 분

먹방을 틀어 놓고
혼자 밥을 먹는다

젓가락보다
대화가 먼저 씹힌다

선풍기 앞에서

아--

목소리가
여럿으로 갈라진다

아주 잠깐

누군가와
떠든 것 같다

국물이 끝내 준다

바람이 멈추면
커튼 사이 스투키 그림자 
올해 가장 뜨거운 온도로
모래를 뱉어내고

선풍기는 구경만 한다

밥상 위 
플라스틱 숟가락과 
목소리 하나

나도 인사말을 건넨다 

올해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뜨거워진다고 합니다

혼자 견디는 일이 많아지는 세상에
바람이 불어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