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양윤옥, 故 히가시노 게이고 애도 "31편 우리말로 옮겨...큰 영광"

- 양윤옥, 故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31편 번역한 번역가...추도문 공개

2026-07-30     김리선 기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故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 30여 편을 번역한 양윤옥 번역가가 "뜻밖의 부고에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30일 현대문학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를 애도하며 양윤옥 번역가의 추도문 ‘호쾌한 히가시노 게이고를 기리며’를 공개했다.

양윤옥 번역사는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붉은 손가락’, ‘유성의 인연’, ‘그대 눈동자에 건배’, ‘매스커레이드 게임’ 등 총 31편을 번역했다.

추도문에서 양 번역가는 "그가 남긴 작품 중 31편을 우리말로 옮기며 거장의 고뇌와 기쁨, 때로는 그 호쾌한 장난기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를 사랑한 독자들의 밀려드는 애도의 마음이 어쩌면, 분명, 어딘가에 가닿지 않을까"라고 전하며 고인을 향한 독자들의 애도의 마음을 함께 전했다.

이어 추도문에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등 양 번역가가 편집부와 함께 수많은 작품을 마주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지닌 고유한 매력을 되짚었다. 실감 나는 짧은 대화와 섬세한 몸짓만으로 상황을 그려내는 담백한 문장, 빠른 전개의 흡인력, 치밀한 복선과 인간적인 온기를 잃지 않는 결말을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았다.

양 번역가는 "그의 추리는 참혹한 악을 묘사하기보다 우리 주변 평범한 인물들의 선의가 어떻게 악을 해명해 나가는지에 집중했다"며,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독자들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세계로 이끌고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작품을 남긴 작가로 기억했다.

이 외에도 추도문에는 작품 세계뿐 아니라 작가의 삶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담겼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학생 시절부터 양궁을 즐겼고 야구 해설 게스트로 활동했으며,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조인계획’과 설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집필할 만큼 겨울 스포츠에도 깊은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스노보드 마스터즈' 대회를 주관하며 활강을 즐기는 등, 작품 밖에서도 삶을 호쾌하게 누렸던 고인의 면모를 되새겼다.

추도문 말미에서 양 번역가는 "여전히 어떤 신작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던 중 전해진 부고에 황망할 따름"이라며 "한평생 독자를 위해 복무해 온 그의 책들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속 빨간 우체통처럼 오래도록 독자들의 곁에 남아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고인을 기렸다.

한편, 현대문학은 2006년부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비롯해 ‘가가 형사’, ‘매스커레이드’, ‘라플라스 시리즈’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주요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며 약 20년간 작가와 한국 독자를 이어왔다.

현대문학은 홈페이지 및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하며, “작가의 이야기가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사랑받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고인이 남긴 작품과 문학적 성취를 오래 기억하고, 독자들과 함께 그 문학적 유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 베스트셀러로 국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난 23일 향년 68세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7일 국내에 부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 독자들의 추모와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