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이광복 작가의 단편소설 ‘바느질’ 중에서
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단편소설 ‘바느질’ 중에서 / 이광복
뒷문 뜰팡에 다듬잇돌과 방망이가 있었다. 옷가지를 뜯어서 빨고 볕에 바랬다가 풀을 먹여 푸새한 뒤 다듬이질을 할 때의 감각과 기량은 고도의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방망이를 어느 각도로 어떻게 두들기느냐에 따라 또드락 또드락 또드락 딱딱 또드락 딱딱… 다듬잇소리의 고저장단과 가락이 달라졌다. 작은누님과 마주 앉아 다듬이질을 할 때에는 화음이 더 아름다웠다.
- '창조문예' 2024년 12월호
그의 문학은 역사와 인간을 함께 바라보는 깊은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치밀한 자료 조사와 탄탄한 구성, 생생한 인물 묘사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역사의 한가운데 있었던 사람들의 삶과 선택, 갈등과 희망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대표작으로는 '풍랑의 도시', '폭설', '불멸의 혼', '뿌리'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장편소설 '뿌리'는 제61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1987년과 1995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문학은 시대를 기록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그는 언제나 한 사람의 삶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습니다.
그의 소설은 지나간 시간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역사의 아픔 속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를 묻는 작품들은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짧은 시 한 편이 긴 여운을 남기듯, 이광복 작가의 소설 또한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로 독자에게 오래 기억되는 문학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