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반하나
2026-07-28 김지수 칼럼니스트
반하나 / 김지수
바나나를 벽에다 붙였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박수쳤지만
속은 까먹고 껍질만 붙인 걸 보고는
부러웠다
망설이다
놓쳐버린 나는
노랗게 질렸다가 까매졌다
깔깔거리는
피하려다 미끄러졌다
구겨진 엉덩이로
뭉개진 부분만 살리기로 했다
실패도 전시하면 박수를 받는다
우주에 흔적은 못 남겨도
네 마음 한 번은
흔들고 싶다
뭉개진 바나나가
오래 망설이다가 내게 말을 걸어 옵니다
불완전한 모습으로도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