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까마귀로 오해받는 검은 신사, 대륙검은지빠귀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대륙검은지빠귀는 검은지빠귀를 닮았지만 중국 대륙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종이어서 '대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에는 유럽검은지빠귀의 아종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크기와 형태, 울음소리, 분포 지역의 차이가 인정되면서 독립된 종으로 분리되었다.
이 새는 중국 중서부와 중남부, 동부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중국 남부와 하이난섬, 인도차이나반도 북부에서 월동한다. 중국에서는 우리 동네 까치만큼이나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적은 수가 통과하는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으며, 1999년 7월 강원도 고성에서 번식이 처음 확인된 이후 경기와 강원, 서울 등지에서도 번식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드물지만 겨울철 월동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봄철인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통과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대륙검은지빠귀의 몸길이는 약 27.5~29.5㎝로 지빠귀류 가운데 비교적 큰 편이다. 번식기의 수컷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온몸이 윤기 나는 검은색이며, 부리와 눈테가 노란색이고, 다리는 어두운 갈색이다. 암컷은 수컷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색이 훨씬 옅다. 몸 윗면은 짙은 갈색이고 아랫면은 엷은 흑갈색이며, 경우에 따라 희미한 갈색 세로줄무늬가 나타나기도 한다. 부리와 눈테 역시 수컷보다 어두운색을 띤다.
대륙검은지빠귀는 밝은 숲이나 숲 가장자리, 공원, 농경지 주변처럼 비교적 개방된 환경을 좋아한다. 도로변이나 밭, 잔디밭에서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먹이는 지렁이와 딱정벌레, 애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과 그 유충, 그리고 계절에 따라 나무 열매와 각종 과실을 먹는 잡식성이다. 먹이를 찾을 때는 숲속 낙엽을 뒤적이거나 잔디밭과 밭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부리로 땅을 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을 지나치게 경계하지 않는 편이어서 도시 공원에서도 비교적 가까이에서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숲 가장자리나 공원 잔디를 여유롭게 걸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에서는 느긋한 품격이 느껴지고, 나뭇가지 위에서 들려오는 맑고 깊은 울음소리는 숲의 분위기를 한층 고요하게 만든다.
대륙검은지빠귀는 화려한 무늬나 눈부신 색으로 시선을 끄는 새는 아니다. 그러나 윤기 나는 검은 깃털과 노란색 부리와 눈테가 빚어내는 단순한 대비는 어떤 화려한 새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검은 몸빛 때문에 까마귀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새, 대륙검은지빠귀는 화려함보다 품격으로 기억되는 숲속의 검은 신사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