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인' 시인 추천 공모 당선작 발표...유향순 씨 등단

- 수필가 유향순 씨, ‘빈 들의 노래’ 등 3편으로 당선

2026-07-05     김두호 기자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월간 시인'(발행인 민윤기·서울시인협회장)이 출범시킨 신인추천심사위원회의 시인 추천 공모에서 '월간 수필과 비평'지를 통해 수필가로 활동해온 유향순 씨가 ‘빈 들의 노래’ 등 창작시 3편으로 ‘월간 시인’ 등단 시인으로 당선됐다.

동국대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유향순 씨를 신인 시인으로 추천한 이향아 시인 심사위원은 당선 시 3편을 두고 “유향순이 자연에 접하는 심리는 단순한 보호개념이나 생명존중에 국한하지 않는다. 자연의 광활함과 여일함에 경외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다시 어떻게 인간과의 상생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모색하고 있다. 대상을 바라보는 각도의 다양함이 매우 특수하다”고 평가했다.

신인추천 당선 시인이 된 유향순 씨는 당선 소감에서 “먼 길을 오래 걸어왔습니다. 사람이 적게 다니는 호젓한 길로, 골목을 벗어나 큰길로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둘러보면 나는 여전히 홀로 걸어가곤 했습니다. 나는 지금 걸음을 잠시 멈추고 조용히 묵념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는 심경과 함께 “봄가을 계절을 탓하지 않고 싹이 트고 잎이 피는 나무를 키우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추천시 3편 중 ‘빈 들의 노래’를 소개한다.

배곶 지나 물왕리 톨게이트로 가는 큰길가에 펼쳐진 들판
이른 아침 늦은 저녁 출퇴근은 그 들을 만나는 시간
거기 가득하던 푸른 안개와 쏟아지던 흰 달빛
넓은 들판은 젖은 가슴 풀어헤쳐 바람을 지나가게 하고
고였던 숨을 뚫을 듯이 큰 숨을 들이쉬기도 한다
배곶 지나 물왕리 톨게이트로 오가는 길에
끈질기게 파고드는 소문을 귓등으로 흘려듣긴 했지만 
들판을 가득 채울 높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월곶에서 판교까지 시간을 질러가는 도시철도가 들어선다는 

공룡같은 신개발 도시의 꿈을 

봄날 빈 들이 숨통을 터주듯 찰방찰방 숨을 가둘 때
어린 새싹을 다시 토닥여 기르려는가 싶어서
내 가슴에도 지레 여릿여릿 새잎을 내밀었었지
어두워진 서녘 하늘 매서운 눈발이 쏟아져 내릴 때도
사계절을 내어주고도 늘 풍요로웠던 저 들판
나는 날마다 개펄을 지나가는 겨울 철새처럼
행여 그들이 그들만의 노래를 잊어버릴까 봐
외롭게 서서 빈 들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소리죽여 감쪽같이 그 곁을 지나가곤 했었지
악셀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천천히 지나가곤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