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달국

2026-06-02     김지수 칼럼니스트
(AI로

달국 / 김지수

엄마는
달을 좋아하셨나 봐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어린 자식들을 위해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떠 넣어
금방 먹을 수 있는
달들을 띄워주셨어

밥이 먹고 싶은 막내는
국물 속 하얀 반달과

초록 별을 건져 올리고
배가 부르다고 했지

어른이 되어 무엇을 사 먹어도
외로움 고픈 어느 날

달국 앞에서
웃다가 울음이 났어

몇 번을 끓여봐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 아니었어
엄마의 달국이 먹고 싶어

달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물 속에 비치는 엄마 모습

나는 엄마가 보고 싶었나 

어릴 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는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떼어 넣어 수제비를 끓여주셨다고 합니다. 보릿고개를 넘던 5~6월 무렵, 배고픈 시절이라 투정할 겨를도 없이 먹었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따뜻하게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더 이상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눈빛 속에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보았습니다. 이 시는 그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제목은 '수제비'였으나, 공광규 시인의 '별국'에서 영감을 받아 '달국'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북토크에서 시인을 만나 제목 사용을 허락받았던 순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기쁨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