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일이 만난 사람] 찬란했던 은막의 영광 지나 수행과 예술의 길로…배우 김희라·김수연 부부
- 55년 지기 친구 김희라·김수연 부부, 스님과 화가로
50여 년 봉사를 이어온 '선행 배우' 한지일은 특유의 친화력과 섬세함으로 연예계 '마당발'로 통합니다. '인터뷰365'에서는 한지일 배우가 직접 전하는 문화예술계 명사들의 근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화려한 액션과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1970년대 충무로를 주름잡았던 배우 김희라, 그리고 그의 아내이자 후배 배우인 김수연 부부는 저와 아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소중한 동료들입니다. 김희라 배우는 어느덧 55년을 함께해온 막역한 친구이며, 김수연 배우는 늘 든든하게 그의 곁을 지켜온 후배 연기자이기도 합니다.
친구 김희라와는 영화 '속 돌아와요 부산항'80'(1980)과 '오사까의 외로운 별'(1980)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청춘 시절을 보냈습니다. 1969년 임권택 감독의 '비 나리는 고모령'으로 데뷔한 그는 '왼손잡이' 시리즈를 비롯해 '짝코'(1980), '사생결단'(2006), '시'(2010) 등 무려 3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1980년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TV 손자병법'의 호탕한 '장비' 역할로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죠.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가 지난 2024년, 속세를 뒤로하고 출가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간 그의 집에서 삭발을 하고 승복을 입은 모습을 마주했을 때는 참 낯설기도 했습니다. 고요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의 모습에서 화려했던 은막의 삶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의 곁을 지키는 김수연 배우는 여전히 다재다능한 예술가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화가로서 꾸준히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는 반가운 근황을 전해왔습니다. 특히 대한민국회화대상전 특선, 인사동 감성미술제 우수작가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미술계에서도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어느덧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해로해온 이들 부부와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모여 앉았습니다. 셔터 소리와 함께 카메라 렌즈에 담긴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우리가 함께했던 옛 충무로의 황금기 영광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두 사람의 앞날에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글·사진= 영화배우 한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