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제비꼬리를 가진 곡예비행사, 검은바람까마귀

2026-05-14     이용주 작가
바람을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검은바람까마귀는 까마귀과 새는 아니지만, 까마귀처럼 새까만 몸빛과 바람을 타며 날렵하게 비행하는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새는 이란 동남부와 인도, 파키스탄, 인도차이나반도, 중국, 대만, 하이난, 자바 등지에 분포한다. 특히 중국 동부와 동북부에서 서식하는 개체들은 겨울이 되면 동남아시아로 이동해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서해 도서 지역을 통과하는 보기 드문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 강릉에서도 관찰 기록이 보고되었다.

검은바람까마귀의 몸길이는 약 28㎝ 정도이며, 전체적으로 날씬한 체형에 푸른 광택이 감도는 검은 깃털을 지녔다. 눈은 붉은 갈색 또는 짙은 적갈색이고, 부리는 비교적 짧지만 단단해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제비꼬리처럼 끝부분이 깊게 갈라진 긴 꼬리인데, 바깥쪽 꼬리깃 끝이 살짝 위로 휘어져 있다. 특히 파도 모양으로 오르내리며 비행하는 모습은 다른 새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곤충을 추격할 때는 공중에서 곡예비행을 하듯 급선회하거나 방향을 순식간에 바꾸며 매우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검은바람까마귀는 큰 나무가 드문 초지나 개활지, 농경지 주변에서 생활하며 단독 또는 작은 무리를 이룬다. 주로 메뚜기, 딱정벌레, 나비, 벌, 잠자리 같은 다양한 곤충을 공중에서 낚아채듯 잡아먹는 육식성 조류이다.

때로는 작은 도마뱀이나 개구리, 아주 작은 새를 사냥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풀밭이나 관목 주변의 큰 나뭇가지, 전깃줄처럼 시야가 탁 트인 곳에 앉아 주변을 살핀다. 그러다 먹이를 발견하면 재빠르게 날아올라 공중에서 낚아채듯 포획한 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러한 사냥 방식은 마치 숙련된 전투기가 곡예비행을 하며 목표물을 추적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검은바람까마귀는 푸른 광택이 감도는 검은 몸빛과 제비처럼 깊게 갈라진 꼬리, 그리고 바람을 가르며 펼치는 화려한 비행이 어우러져 강렬하면서도 이국적인 인상을 남기는 새다. 날씬한 몸으로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는 모습은 마치 무대 위에서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춤을 선보이는 한 명의 무용수를 보는 듯하다.

검은바람까마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