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④] 접지가 대사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신향식의 건강365칼럼 : 폴란드 의사 소칼의 접지 리포트④] - “수치는 정상인데 아프다”는 호소에 의문점 들어 연구 시작 - 실험 참가자들 대상, 접지 상태와 비접지 상태 비교 - 혈액검사로 어싱의 생리적 변화도 확인 - 철분·칼슘·호르몬…“몸의 지표 움직였다”
폴란드의 심장내과 의사 카롤 소칼(Karol Sokal) 박사와 신경외과 교수 파베우 소칼(Paweł Sokal) 부자는 구리판과 전도성 와이어로 몸을 땅에 연결한 ‘인공맨발’ 실험으로 접지 효과를 30년 넘게 연구해 왔다. 부친인 카롤 소칼 박사는 3년 전 별세했으며, 아들인 파베우 소칼 교수는 10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 창립 10주년 학술세미나 참석차 방한한다. 이들의 연구는 현대인의 질병과 스트레스가 자연과의 단절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은 세계적 어싱 연구자인 소칼 부자의 30년 연구 기록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
▶③ “접지는 과학이 될 수 있는가” 화두 던진 폴란드 의사 이어서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 맨발로 흙길을 걷는 일은 오래된 습관이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고 설명서도 없다. 그런데 이 단순한 행동이 의학 논문이 됐다. 폴란드의 심장내과 의사 카롤 소칼 박사와 신경외과 교수 파베우 소칼은 'Earthing the Human Body Influences Physiologic Processes'에서 “몸이 땅과 연결되면 실제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는가”를 수치로 확인하려 했다. 감각의 영역에 머물던 맨발걷기를 혈액검사의 언어로 옮긴 첫 시도였다.
연구의 출발점은 임상 현장의 의문이었다. 환자들은 피로와 불면, 긴장을 호소했지만 검사 수치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수치는 정상인데 몸은 힘들어하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약물이나 질환이 아니라 ‘환경’에 주목했다. 하루 종일 고무창 신발을 신고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인체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었다. 인간 역시 전자기기처럼 접지가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연구방법은 단순하지만 정교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접지 상태와 비접지 상태를 비교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한쪽은 구리판과 전도성 와이어를 이용해 몸을 실제 지면과 연결했고, 다른 쪽은 동일한 조건에서 접지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혈액과 소변, 호르몬, 대사 지표를 반복 측정했다. 단순 체험이 아니라 비교군을 둔 실험이었다.
호르몬, 대사지표 등 전신 시스템 변화
연구는 한 가지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접지는 인체의 생리적 균형에 일정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네랄 대사, 호르몬, 대사 지표 등 전신 시스템에서 변화의 신호가 관찰됐다. 이는 맨발걷기가 특정 부위가 아니라 몸 전체의 조절 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를 인체를 ‘전기-화학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에서 해석했다. 몸은 전기 신호와 화학 반응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지구와의 접촉이 전기적 균형에 영향을 준다면, 그 변화는 결국 혈액과 호르몬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몸은 하나의 도시이고 혈액검사는 그 도시의 교통 지도다. 철분과 칼슘은 물류의 흐름이고, 호르몬은 신호 체계다. 접지는 이 도시의 전력 공급을 안정시키는 요소처럼 작용할 수 있다. 전기가 안정되면 교통도 달라진다. 이 논문은 그 가능성을 처음으로 숫자로 포착하려 했다.
접지가 도시의 전력공급 안정시키는 요소처럼 작용
물론 이 연구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표본 규모와 기간의 한계가 있고, 장기적 효과를 확인하려면 더 큰 연구가 필요하다. 주류 의학계 역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연구의 의미는 분명하다. 경험을 데이터로 바꾸고, 질문을 과학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결국 이 연구는 하나의 질문으로 정리된다. 신발을 벗으면 몸의 숫자가 달라질 수 있는가. 답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질문은 이미 의학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
논문에 대해
▲연구동기 및 목적
현대인은 고무창 신발과 콘크리트 환경 속에서 생활하며 지구와의 직접 접촉이 단절된 상태다. 연구진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인체 생리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만성 피로, 스트레스, 대사 이상 등을 생활 조건의 문제로 보고, 접지가 혈액·호르몬·대사 과정에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연구방법론
참가자를 접지 그룹과 비접지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접지 그룹은 구리판과 전도성 와이어를 이용해 신체를 지면과 연결했고, 대조군은 동일 조건에서 접지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했다. 일정 기간 동안 혈액과 소변 검사, 호르몬 분석, 대사 지표를 반복 측정하여 접지 여부에 따른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접지된 참가자에서는 미네랄 대사와 호르몬 변화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혈청 철분, 이온화 칼슘, 무기 인 농도가 감소했고, 칼슘과 인의 소변 배출도 줄어들었다. 갑상선 호르몬에서는 free T3 감소, free T4와 TSH 증가가 관찰됐다. 일부에서는 공복 혈당 감소 경향도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접지가 생체전기적 평형에 영향을 주고, 그 변화가 대사와 호르몬 조절 과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한계
표본 규모가 작고 실험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주요 한계다. 식이, 활동량, 생활 습관 등 변수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고, 관찰된 변화가 장기적 건강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관한 인과관계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와 장기 추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계속>
<본 연재는 학술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질환의 치료법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건강상 특이 사항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