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굿피플] "친구들이 부러워한 다정한 아버지" 60대 가장, 3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 "외동딸에게 짐 되기 싫다"...생전 연명 치료 거부 신청 - 둘째 손주 기다리던 자상한 아버지
인터뷰365 이승한 기자 =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한 6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월 10일 고려대학교구로병원에서 김기웅(67)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숭고한 나눔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1월 8일 회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상태가 점점 악화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씨가 쓰러지던 날 김 씨의 외동딸은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머물던 중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아버지가 깨어나는 것을 끝내 보지 못했다.
김 씨는 둘째 손주를 보기 위해 미리 예방접종까지 하고 딸의 몸조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아쉽게도 손주를 안아보지 못하고 떠나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 씨는 생전 하나뿐인 딸에게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뜻에서 아내와 함께 연명치료 거부를 신청했다.
딸 윤지 씨는 “아버지는 평소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셨다. 아버지라면 장기기증이란 선택을 주저 없이‘잘했다, 가는 마당에 좋은 일 하고 가면 더 좋지’라고 말씀하실 분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한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성실히 일하며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한다. 특히 외동딸 윤지 씨에게 무척 자상했다. 퇴근길에는 딸과 큰손주가 좋아하는 빵과 과일을 사서 들르는 것이 일상이었고, 딸을 위해 작은 것 하나도 챙기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윤지 씨는 “제 친구들이 늘 부러워하는 아빠였다”라고 회상했다.
윤지 씨는 아버지에게 “아빠가 떠나고 그 빈자리를 느끼니, 나도 아빠처럼 선하게 살고 싶어졌어. 아주 먼 훗날 다시 만나는 날, 각자의 자리에서 참 행복했다고 웃으며 인사하자. 고맙고,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버지의 장기를 기증받은 분들에게는 “남은 삶 아픔 없이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아버지의 선한 발자취를 이어가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아버지가 마지막 가는 길에 여러 생명을 살릴 수 있어 다행이며,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어 장기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