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22) 소우주(小宇宙, microcosm)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주를 연구하면 할수록 우리 인간은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다른 행성에는 우리 인간과 같은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는가 등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특히 우리 인간이 우주의 구조와 많은 면에서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 우리를 소우주라 부르는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소우주란 ‘대우주(Macrocosm)’에 대응되는 말로, 우주의 구조가 작은 것에도 되풀이된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소우주는 영어로 Microcosm이라고 하며, 이는 우주의 한 부분이나 작은 세계, 즉 인간이나 유기체를 우주의 축소판으로 보는 개념에 사용된다.
사람의 몸은 우주의 축소판처럼 대우주를 가장 많이 닮아있으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간의 몸속에 있다고 한다. 칼 세이건의 ‘인간은 별의 찌꺼기에서 탄생’했다는 말처럼 별의 구성과 인체 구성의 원소는 비슷한 것이다. 인간의 몸이 우주의 구조와 원리를 축소해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동양철학적 해석에 따르면 우주가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우주가 되는 것이다.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작용이 음양, 오행, 기의 순환 등 자연의 법칙과 유사하게 작동하며, 인간은 생활로병사, 낮과 밤, 계절의 변화 등 우주의 순환 원리를 따르며, 자연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생명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가 곧 나 자신이고 내가 곧 우주다. 내 마음을 정화하여 내 생명의 근본으로 돌아가면 내가 우주가 된다.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이다. 지표의 3분의 2가 바다이듯이 인체의 70%도 수분이다. 지구가 오대양 육대주로 구성되어 있듯이 신체도 오장육부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혈액의 무기질 성분은 바닷물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대우주의 원리와 구조를 닮은 존재로 여겨져 작은 우주, 즉 소우주로 불리는 것이다.
대우주와 소우주 사상은 인간과 우주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탐구하는 개념이다. 고대 헬레니즘 철학에서 시작되어 플라톤주의, 스토아 철학, 헤르메스주의, 신플라톤주의를 거치며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 걸쳐 다양한 철학자, 연금술사, 의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유대교에서도 이 개념은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현대에는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대우주와 소우주의 대응은 인간 안에 대우주의 본성이나 능력이 내재되어 있고, 대우주 자체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양자가 유사 관계에 있으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 역동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상은 세계 각지에 존재한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에게서 이 사상이 나타났지만, 특히 플라톤주의에서 사용되었으며,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생명적 우주관과 결부되어 언급되었다. 헤르메스 문서 중 하나인 '에메랄드 판'의 “아래에 있는 것은 위에 있는 것과 같고, 위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는 것과 같다”라는 문장은 대우주와 소우주의 조응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우주와 소우주는 모두 ‘생명적’ 존재로 여겨지며, 연금술, 서양 점성술, 의학, 관상학, 골상학의 원리가 되었으나, 근대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신비성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갔다.
유교에서 사람을 하늘과 만물 곧 우주의 존재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 한다. 그것은 우주를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3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는 땅의 형상을, 인격적으로는 하늘의 기품을 이어받은 중간적 존재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 소우주라고 보는 것이다. 즉 천·지·인 합일사상이다.
원자의 세계와 태양계도 놀랍도록 유사하다. 미시의 세계와 거시의 세계는 이렇게 유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특징을 자기 유사성이라고 하며, 이러한 기하학적인 구조를 ‘프랙탈 구조’라고 한다.
2019년 4월 12일에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6집, ‘MAP OF THE SOUL: PERSONA’의 수록곡 ‘소우주’의 영어 제목도 microcosm이다.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저 어둠도 달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어릴 적 올려본 밤하늘을 난 떠올려 사람이란 불, 사람이란 별로 가득한 바로 이곳에서 We shinin”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우주-동경 222001’를 그리고, 시 ‘우주를 쏙 빼닮은 인간’을 썼다.
우주를 쏙 빼닮은 인간
우리와 우주는 너무도 닮아
소우주와 대우주라 하지
우리는
별은 보며 소원을 빌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감사하지
둥근달을 보며 사랑을 속삭이지
우주는
우리의 조상이지
우리의 꿈이지
우리의 삶의 터전이지
우리는
천당과 지옥을 만들고
극락과 연옥을 상상하고
천지인 합일사상에 따라 행동하며
대우주로 돌아갈 날들을 준비하고 있지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