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꽃잎 하나
2026-04-07 김지수 칼럼니스트
꽃잎 하나
일기장 속에 몰래
숨겨놓은 이름들의 안부를 묻는다
나무 사이 햇빛 묻은 바람에
“잘 지내나요” 전하고
꽃잎 밟지 않으려 걸음을 늦추며
“건강하세요” 기도하고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뒷모습에
“내년에 같이 걸어요” 고백한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은 적지 않았다
그대, 마음 무거울까
꽃잎 하나 띄운다
죽도록 미운 사람에게.
꽃나들이 인파 속에
갈 곳 잃은 사람 하나
혼밥, 혼술,
혼자 영화를 보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홀로 걷는 봄길에
꽃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