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하얀 마스카라 눈화장을 한 동박새

2026-04-02     이용주 작가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동박새는 동백꽃의 꿀을 좋아해 ‘동백새’라 불렸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정설이 아니다. 현재는 눈 주위를 둘러싼 하얀 고리, 즉 ‘눈테(박)’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해석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이 새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중국 남부, 대만, 인도차이나반도 북부 등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제주도와 경상남도, 전라남도 해안 및 도서 지역에서 서식하는 텃새이며, 그 밖의 지역에서는 가을에 이동하는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경기 지역에서도 번식이 확인되면서 서식 범위가 점차 북상하면서 넓어지고 있다.

동박새의 몸길이는 약 12~13㎝로 매우 작고 아담하다. 몸 윗면은 올리브색 또는 녹황색을 띠고, 목과 가슴은 연한 황색, 배는 비교적 밝은 색이며 옆구리는 갈색을 띤다. 무엇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눈 주위를 동그랗게 감싸는 선명한 하얀 눈테로, 마치 하얀 마스카라로 눈화장을 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 눈테는 짧고 촘촘한 순백색 깃털이 고리 형태로 배열된 구조로, 다른 종과 쉽게 구별되는 특징이다. 그리고 눈의 홍채는 갈색이며, 부리는 가늘고 끝이 약간 아래로 굽어 있다.

동박새는 동백나무를 비롯한 상록수림이 울창한 산림이나 민가 주변에서 살아가며, 사람의 생활권에도 잘 적응해 공원이나 정원에서도 쉽게 관찰된다. 먹이는 주로 꽃의 꿀과 머루, 다래, 버찌, 산딸기 같은 작은 열매, 그리고 곤충류와 거미류 등이다. 특히 겨울철 동백꽃이나 봄철 매화, 벚꽃이 필 때 꿀을 빨아 먹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는데, 이 과정에서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수분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몸집이지만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수분 매개자’인 셈이다.

또한 동박새는 매우 활동적이고 사회성이 강한 새로, 여러 마리가 작은 무리를 이루어 다닌다.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리는 재주를 부리기도 하며, 맑고 경쾌한 울음소리로 숲이나 정원의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든다.

동박새의 동그랗고 하얀 눈테와 반짝이는 눈을 한 번이라도 마주한다면, 누구나 그 작고 사랑스러운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