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달 하나 갖고 싶다

2026-03-03     김지수 칼럼니스트

달 하나 갖고 싶다  

커다란 달 하나 걸린 오늘 같은 밤에는

밝을수록 더 초라해지는
내 모양에
눈시울 붉어질 때

눈 마주쳐도
부끄럽지 않을
달 하나 갖고 싶다

모난 구석 접고 또 접어
둥그러질 때까지

기다려 줄 줄 아는 달 하나

차고 기울어도
변하지 않는
나만의 달 하나 갖고 싶다

늘 그 자리에 떠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고
돌아서는 사람 말고

아무것도 없는 날에도
달빛 하나로
길을 나서는

그런 사람 하나 알고 싶다

정월 대보름입니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이 가장 둥글게 떠오르는 날입니다. 사람들은 그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묵은 마음을 털어내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습니다. 완벽하기만 한 달이 아니라, 차고 기울어도 끝내 제 자리를 지키는 달 하나를 떠올립니다. 모난 마음을 기다려 주고, 아무것도 없는 밤에도 빛을 건네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오늘 밤, 저마다의 달 하나를 마음에 걸어 두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