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손해가 아니다…과학이 밝힌 행복의 역설

[신향식의 365건강 칼럼] - 연세대 김주환 교수 ‘내면소통’ 강의서 강조 - 청주 세광고 재경 총동문회 사례로 본 나눔의 힘 - 지역사회, 학교, 양로원 등 이름 없는 봉사자들 - “가장 많이 준 사람이 가장 행복” 논문으로 입증 

2026-03-02     신향식 칼럼니스트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생애기록치유사) = 우리는 흔히 봉사를 ‘희생’이라 부른다. 시간을 내고, 돈을 쓰고, 에너지를 들이는 일이니 손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 및 ‘행복커뮤니케이션’ 강의는 전혀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남을 위하는 행위는 감정을 다스리는 뇌의 이성 중추, 즉 전전두피질을 단련하는 훈련이고, 그 자체가 이미 보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신론이 아니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쓰거나 돕는 행동이 개인의 주관적 행복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Dunn, Aknin, & Norton, 2008). 베풂은 도덕적 가치에 머무는 덕목이 아니라, 실제로 행복을 끌어올리는 심리적·생물학적 과정임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또, 자비와 연민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면 전전두피질과 정서 조절 회로가 활성화되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정서 안정성이 향상된다는 뇌영상 연구도 보고됐다(Lutz et al., 2008). 남을 돕는 행위는 동시에 자신의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신경학적 훈련이다.

타인 위해 돈 쓰면 주관적 행복 유의미하게 증가 

긍정 정서는 사고의 폭을 넓히고 회복탄력성을 강화해 삶의 자원을 확장시킨다는 ‘확장·구축 이론’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Fredrickson, 2001). 사랑과 감사, 공동체적 연대는 감정의 사치가 아니라 인생을 지탱하는 자산이다.

나는 이 이론을 거창한 국제 구호 현장이 아니라, 가까운 자리에서 확인했다. 모교 청주 세광고등학교 재경 총동문회와 동기 모임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회장과 임원들을 지켜보면서다. 총동문회 행사를 준비하고, 장학금을 마련하고, 동문들의 경조사를 챙기느라 개인 시간을 쪼개 쓰는 모습은 겉으로 보면 고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묘한 충만함이 서려 있다.

우리 기수가 총동문회를 맡았을 때 최상철 회장과 박노석 사무총장의 노고, 당시 공석환 동기모임 회장의 수고, 그리고 현재 동기 모임 회장 김전배와 사무총장 김은현의 헌신을 곁에서 지켜봤다.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깊은 보람을 느끼는 모습도 보았다. 그 과정을 보며 내가 내린 결론은 분명하다. 봉사하고 수고하는 삶은 손해가 아니라, 더 큰 내면의 보상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동문회 임원들이 받는 내면의 보상

올해 총동문회를 이끌고 있는, 후배 라현주 회장과 최정용 사무총장에게도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애사(哀事)에 조기를 발송하는 일을 8년째 묵묵히 이어오는 심한경이란 후배도 있다. 6년간 행사 때마다 안내장과 명찰 준비 등으로 고생한 이광용이란 후배도 있다. 공동체를 위해 뛰어다니고 기부하는 일꾼들은 어느 동문회에나 다 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다. 이미 그 노력 속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타인을 위해 움직이는 순간, 뇌는 스스로를 보상하고 있기 때문이다(Dunn et al., 2008). 그러니 더 힘을 내시라. 수고의 반대급부는 이미 여러분 안에서 자라고 있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회원 한 명의 등을 밀어주는 순간, 먼저 환해지는 쪽은 돕는 사람의 얼굴이다. 이는 단순한 미담이 아니다.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된다는 연구가 이를 설명한다(Dunn et al., 2008).

묵묵히 봉사하는 수많은 봉사자들도 마찬가지

이 이야기는 세광고등학교 재경 총동문회만의 사례가 아니다. 이 땅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역 사회에서, 종교 공동체에서, 학교와 마을에서 이름 없이 움직이는 수많은 봉사자들이 같은 원리 위에 서 있다. 남을 위해 내어준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뇌와 마음의 근육으로 축적된다(Lutz et al., 2008; Fredrickson, 2001).

봉사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한 통의 안부 전화, 작은 후원, 행사 한 번의 수고로움에서 시작된다. 그런 작은 실천이 반복될 때 개인의 행복은 확장되고 공동체의 온도는 올라간다(Fredrickson, 2001). 그러므로 우리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봉사는 손해가 아니다. 그것은 가장 과학적인 자기 계발이며, 가장 확실한 행복 전략이다(김주환, '내면소통' 강의; Dunn et al., 2008).

더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계산하기 전에 먼저 내어주자. 공동체를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움직여 보라. 그 순간, 여러분의 뇌가 먼저 반응할 것이다. 행복은 받는 순서대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순서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Dunn, E. W., Aknin, L. B., & Norton, M. I. (2008). Spending money on others promotes happiness. *Science, 319*(5870), 1687–1688.

▶Fredrickson, B. L. (2001). The role of positive emotions in positive psychology: The broaden-and-build theory of positive emotions. *American Psychologist, 56*(3), 218–226.

▶Lutz, A., Brefczynski-Lewis, J., Johnstone, T., & Davidson, R. J. (2008). Regulation of the neural circuitry of emotion by compassion meditation. *PLoS ONE, 3*(3), e1897.

▶김주환 교수(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내면소통' 유튜브 강의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