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코미디전문 PD' 김웅래 동창을 만나다...“웃음은 작고 단단한 힘”

- 학창 시절 문예반서 활동한 김웅래 PD, 주호성 배우와 함께 이야기 꽃 피워 - 韓최초 개그프로그램 연출가 김웅래 PD, 창작자 근황 전해...'유머플리Zip' 출간

2026-02-26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김웅래 PD, 주호성 배우와 25일 서울 약수동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셋은 1960년대 배재학당 동창으로 필자가 고3 때, 김웅래 PD는 고2, 주호성(본명 장연교) 배우는 중2였다. 

셋은 정동 시절 동관에 있던 문예반 반원으로 만나 함께 학교 신문과 교지를 만들었다.

필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주호성 배우는 어느 비 오는 날 을지로 인쇄소에서 찍은 신문을 리어카에 싣고 밀고 끌며 학교까지 갔다고 했다.

주호성 배우는 중앙대 연영과를 다니다 기독교 방송 성우로 데뷔하여 1970년대부터 창고극장 등에서 왕성한 연극 활동을 했으나 이름을 바꿔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었다.

필자가 주호성 후배를 다시 만난 것은 1975년 명동국립극장에서 실험극장의 '돈키호테'를 연습할 때였다. 당시 주호성 배우는 산초 역을 맡았는데, 그때 알돈자 역을 했던 김혜련 배우는 부인과 대학 동문이어서 서로 반갑게 만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후 장나라 배우의 아버지로 부녀가 함께 중국에서 활동할 때는 만남이 없다가 주호성 배우가 대학로로 복귀해 연극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났고, 지금은 원로 연극인들의 모임인 대학로연극인광장(대연장)에서 함께 활동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

김웅래 후배는 고려대 영문과를 나와 민간 상업방송이던 TBC에 입사, 1974년 국내 방송 최초의 개그프로그램인 '살짜기 웃어예'를 제작 연출했다.

그 무렵 캔디드카메라(몰래카메라)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필자가 맹공한 일도 있었다.

인파가 많은 고속터미널 주변에 돈을 뿌려놓고 행인이 줍는 천태만상을 담았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사회면 토픽으로 깐 것이다.

코미디계 총아로 꼽힌 김웅래 PD는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KBS로 옮겨 대한민국 대표 프로그램 '유머 1번지'를 연출하며 수많은 개그맨을 데뷔시켰다.

시트콤 '아무도 못말려'를 비롯, '고전해학극장','코미디하이웨이' 등을 선보였다.

KBS 정년 퇴임 후 인덕대 교수로 후학을 가르쳤던 그는 현재 코미디 창작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날 오찬 회동은 주호성 배우가 마련해 학창 시절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웅래 PD는 2026년 1월에 출간한 '유머플리Zip'에 서명을 해 전해 주었다.

“30년 방송 유머 PD가 골라낸 실전형 유머” “센스 있는 당신을 위한 유머 415선”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요즘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오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유머집이었다.

“웃음은 작고 단단한 힘”이라고 말하는 김웅래 작가는 “말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꾼다”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요즘도 주 1~2회 AI 강습을 받고 있으며, 자신이 직접 챗GPT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말 풍선에 대사를 써넣어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친김에 세 사람의 요즘 사진을 올리고 교복 입은 옛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영 닮지 않은 합성사진을 만들었다.

학창 시절 문예반에서 만나 각자 서로의 길을 걸어온 셋은 이날 만남을 기점으로 가끔 만나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