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김기춘 시인의 ‘그 자리, 시작점이다’

2026-02-12     김지수 칼럼니스트

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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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 시작점이다 / 김기춘

넘어져 아픈 상처 
희망의 힘으로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네

넘어진 그 자리 
끝이 아닌 시작점인
그곳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 하네

눈물 닦고 다시 일어서 
새로운 길을 열어젖히는 
맹렬한 불꽃으로 타오르리라

- '구름이 빚은 이야기' (명성서림, 2025)

시 ‘그 자리, 시작점이다’는 넘어짐과 상처를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출발로 바라보며, 삶의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는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 섣달그믐과 구정 기간에 힘이 되는 위로를 전합니다.

김기춘 시인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광명시에서 제7대 시의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지역과 사람을 위한 삶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상의 경험과 삶의 굴곡을 시의 언어로 담아내며, 개인의 이야기가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음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5년 첫 시집 ‘구름이 빚은 이야기’를 출간해 독자들로부터 “나의 이야기 같다”는 공감을 얻었으며, 한국문학협회 베스트작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시는 노동과 책임, 성취의 감각을 현실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데 강점을 지닙니다.

중동 건설현장 소장을 거쳐 귀국한 뒤에는 고속철도 전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러한 삶의 궤적은 시 속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 현실성과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카시 창작에 도전해 대한민국 디카시 대상을 수상했으며, 상금으로 모교 후배에게 청수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나눔의 실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학과 삶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며,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시인으로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