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인터뷰] 남을 탓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배우 안성기 (영상 인터뷰)
- ‘국민배우’ 안성기 “내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비결” (살자TV)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5일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배우 안성기는 데뷔 후 60여년 간 뛰어난 연기력 뿐 아니라 인품까지 겸비하며 국민배우로 사랑받았다.
1957년 만 5세의 나이에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그는 '십대의 반항'(1959),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1960)등에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아역스타로 군림했다.
순탄한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 처럼 보이지만 학업과 군복무 등으로 연기 공백기를 겪어야 했던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는 2021년 인터뷰365의 유튜브 채널 '살자TV'에 출연해 "그때 저는 연기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요즘처럼 오디션이 많을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없었고 알음알음 소개받고 이런 식으로만 하다 보니 굉장히 진도가 늦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무로 나를 몰랐다. 영화 일을 하시는 분들만 조금 알고. 좀 연세가 있으신 일반 분들은 아역 배우였던 애가 나왔나 보다, 이 정도? 젊은 사람들은 전혀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완전히 신인이었다.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이란 영화를 만나 그 다음부터 잘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복귀작이자 성인연기데뷔작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날'로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성인배우로 발돋움 했다.
‘바람 불어 좋은 날’에 출연했을 당시 마음고생도 있었다. 그의 역할은 중국집 배달부 ‘덕배’. 어느 날 서울 방배동 부근서 젓가락을 뒷춤에 꽂고 배달통을 들고 걸어가는 신을 촬영했다.
그는 "신을 찍은데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사람들이 자꾸 의식되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장호 감독님이 끝나고 “너 그래서 뭘 하려고 그러냐”란 소리를 들었다. 첫 촬영이 끝난 후 혼자 눈물도 좀 흘렸다. '내가 왜 이런 걸 가지고...'란 생각에 자책을 많이 했다. 뭐가 부끄럽다고. 그 이후에는 탈없이 잘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데뷔 후 지난 60여년 간 가정과 연기 만을 오가며 구설수 없는 조용한 삶으로 영화계 안팎으로 배우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그는 "남들이 보면 정말 답답한 삶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작품 속에서 수많은 인물을 만나니까 다양한 삶을 이렇게 살아볼 수 있는 거고. 집은 집대로 아이들도 있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 않나"라고 만족해했다.
연기를 하며 촬영장에서 밤새우거나 촬영 현장에서 힘든 시간도 있을 법도 할테지만, 그는 "그런 것도 전부 좋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왜 그럴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화해되고 용서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유명한 그는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갑갑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없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 생각으로 많이 삭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는 받지는 않는다. 모든 일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하고 용서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남아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체 인터뷰 영상(202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