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시인의 좋은 시 365] ‘산타는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살아 있다’

2025-12-25     김지수 칼럼니스트

산타는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살아 있다 

유치원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다
산타는 엄마, 아빠라는 걸 들었다

선물이 늘 공책이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으면서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굴뚝이 사라진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렇게 잊은 척 살다가
기다리던 마음이 갈 곳을 잃어
눈 오는 날
창을 한 번 더 바라본다

산타는
눈이거나 햇빛이거나
늦게 도착한 안부

조용한 용서
전쟁터의 평온
나를 웃게 하는 사람

어린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기보다
기다리는 마음을 안고

산타 모자를 꺼낸다

어린 딸이 자다 말고 훌쩍이길래 놀라 물었습니다.
그러자 산타가 엄마, 아빠냐고 묻더니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면서,
인형 선물을 받고 싶었는데 그 작은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슬프다고 했습니다.
산타의 비밀을 알게 된 아이의 마음이라도 달래주고 싶었습니다.
이미 학용품을 많이 준비해 두었지만, 다음 날 아이가 원하던 인형을 하나 더 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인형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팔 하나가 빠진 채 소파 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딸에게,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라고 해도 될지 말지 잠시 고민해 봅니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