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신간] 장시정 전 외교관, ‘어느 독일통 외교관의 일본역사기행’ 출간
- 아스카, 나라부터 에도, 메이지 시대까지 일본역사 현장답사 - 일본 열도에 널려 있는 한국의 자취에 초점 맞춰 - 외교관 출신의 국제적 균형감과 통섭적 시각으로 집필
2025-11-21 신향식 칼럼니스트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 저자는 직업외교관으로 지난 36년간 세계를 다녔다. 현역 당시 주로 독일어권에서만 10년 이상을 지낸 “독일통”이다. 독일 정치. 경제. 사회 모델을 분석한 '한국 외교관이 만난 독일모델'이 세종도서로 선정되어 필력을 인정받은 저자가 이번엔 일본으로 시선을 돌려 고대사의 깊은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쓴 역사 기행문을 독자 앞에 내놓았다.
이 책은 그저 여행기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책도 아니다. 역사를 여행이라는 그릇에 담아서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역사의 문턱에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아스카, 나라 시대부터 에도,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역사 현장을 찿았고, 특히 일본 열도에 끝도 없이 널려 있는 한국의 자취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대 신사와 고찰, 궁궐과 성곽, 고분과 정원을 둘러보고 직업 외교관의 국제적인 균형감과 다독을 통한 통섭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그 관찰과 소회를 담아냈다.
그가 이번 신간에서 제시한 '코리언 콩퀘스트'라는 화두는 주목할 만하다. 한반도 도래인의 일본 열도 진출을 앵글로 색슨이나 노르만에 의한 영국 지배, 그리고 스페인의 콩키스타도르에 의한 중남미 정복과 같은 서양 역사의 데자뷔를 통하여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 다만, 당시에는 국가나 민족이란 인식이나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국가나 민족적 차원에서 일방이 타방을 정복하고 지배했다는 국뽕적인 관점은 단호히 배격한다.
메이지 시대 일본의 고대사 왜곡은 조선 멸시관으로 이어졌다. 역사 왜곡이 전쟁으로 비화한 사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도 포성이 울리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도 볼 수 있다. 푸틴은 988년 성 루스 발데마르 군벌이 키예프에서 개종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도 마찬가지로 매우 위험한 주장이다.
그러기에 고대 한·일 관계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그 속에 녹아든 우리 역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은 필수적이다. 일본의 문화야말로 세계적으로 빼어난 다채롭고 심미적인 문화다. 더욱이 일본이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는 고대 문화 유산은 바로 우리의 고대 문화도 함께 가늠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일 간 고대관계사를 조명하면서도 동시에 “미래를 보고 가자!”라는 염원을 밝히고 있다. 일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우리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묻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신간이다.